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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942회 작성일 22-08-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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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뜨락 - 류시호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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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위크엔드 인 파리'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국의 중년 부부 닉과 멕은 주말에 신혼여행 장소였던 파리를 갔다. 잃어버린 로맨스와 옛 사랑의 의미를 찾고자 파리를 갔지만 그동안 많이 변했고, 몽마르트르 근처 예약된 호텔이 옹색하여 부인 멕이 뛰쳐나왔다. 시내 중심지 특급호텔에 투숙 후에는 한도 초과로 카드 결제를 못하여 낭패를 보게 되었다.

우리 주변에 30년 이상을 산업역군으로 일하고 이들 부부처럼 엇박자가 일어나는 것을 본다. 가까운 지인 K는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최고 기업을 다니다 명퇴 후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자, 교사인 부인이 떠나고 아파트 경비를 하며 외롭게 살고 있다. 장수 시대로 들어서며 벌어둔 재산이나 연금이 부실하여 가정의 화목보다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 부부가 함께 살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도 힘들 터인데 중년 이후 이혼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영화의 주인공들은 로맨스와 프랑스문화를 만끽하려고, 몽마르트 언덕의 샤크레쾨르성당, 지식인들이 묻혀있는 몽파르나스공동묘지, 에펠탑 등을 다니며 추억을 더듬고, 부부가 티격태격 하다가 남편 닉의 친구 도움으로 부부의 사랑을 확인한다. 필자도 파리는 젊은 시절부터 여러 번 방문했지만 정말 아름다운 도시다. 국내여행은 기회 있을 때마다 수시로 가고, 해외여행은 2~3년에 한번 정도로 삶의 활력소를 찾고 있다.

중년이 넘어서면 경제력을 갖추고 즐길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필자의 지인 K 부부의 일이 바로 나일 수도 있으며, 부부를 지켜주는 힘은 사랑뿐인 것 같다. 20여 년 전 독일을 여행하며 낭만주의자인 '괴테 하우스'를 방문했는데, 그는 '구름 속을 아무리 보아도 거기에는 인생이 없다. 반듯하게 서서 자기 주위를 보라! 나의 길을 가는 데에 인생이 있다.' 고 했다. 아름다운 삶은 주위를 살피며 열정적으로 일하며 살고, 인생이란 길을 가는 데는 부부의 정(情)과 사랑이 큰 힘이고 연결고리가 되는 것 같다.

중년 이후를 잘 보내려면, 자신만의 취미를 3개 이상 만들고, 아내와는 무조건 친해지고, 후배와 동료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식에게 모든 것을 걸지 말고, 혼자 사는 기술을 배워야겠다. 필자는 음악, 영화, 여행, 미술에 관심이 많고, 책 읽고 글쓰기가 취미로 어쩌다 원고료나 공모전 상금을 받으면 아내와 가족, 그리고 지인들에게 턱을 내면서 삶의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주말이면 아내와 영화, 미술관, 고궁 나들이, 남산 길 걷기 등 문화활동을 같이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

부부가 진정으로 사랑하면 칼날만한 침대에 누워도 잘 수 있지만, 서로 미워하면 6m의 넓은 침대도 비좁다고 탈무드에 나온다. 중년에는 정(情)도 멀어져 가는 시기로 탄력성 있는 고무줄로 묶어 부부의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자.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 이상으로 불행한 것은 없으며, 욕심에서 벗어나 서로 양보하면서 지금의 행복에 감사해야겠다. 중년의 위기는 언제나 생길 수 있으니 영화 속 영국인 부부, 지인 K부부 등을 생각하면서 부부간에 합심하여 중년 행복사용설명서를 만들어 보면 어떨지.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0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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