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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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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유 댓글 30건 조회 2,067회 작성일 19-02-1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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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중순.

오들오들 추위는 여전하지만,

퇴근할 때 쯤 길어진 해를 보면 성큼성큼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또한, 우중충한 회사 얼굴들이 점심시간에 공을 들고 시끌벅쩍,

우왕좌왕 설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다.


직장동료(남직원들)들은 운동을 무척 좋아한다.

일년 중 혹서기, 혹한기 4~5개월 빼고는 늘상 공을 들고 나간다.

축구~!!!, 종종 결원이 생기면 족구~!!... 가끔 탁구도 있구나...ㅋ


동그란 축구공 하나면 세상을 얻은 것 마냥 행복 충만한 얼굴들...

히죽히죽, 낄낄, 어딘가 어설프지만 바쁜 발놀림으로 몸을 푸는 모습들...

눈빛만큼은 프로다.


점심시간, 우르르 몰려나가는 그 얼굴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부럽기도 하다.

공 하나로 왕성한 엔돌핀 생산을 할 수 있다는 것...

슬프게도 개중 몇 명은 좋아하는 만큼 운동신경이 따라주지 않는다.

때때로 끝나고 돌아로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무릎이 까진 사람, 안경테가 부러진 사람, 옷이 찢어진 사람, 괜히 쩔뚝쩔뚝 거리는 사람...

오후를 어떤 힘으로 버티는 건지 미스테리다.


나......, 나는 독서파도 아니요, 꿀잠파도 아니며, 전날 학원서 배운 내용을 실습하는 실속파도 아니다.

아~! 나의 점심시간은 누가 훔쳐가는 것인지...ㅋ 하는 것도 없이 참 바쁘다.

미즈넷도 봐야 하고...ㅋㅋ


작년 봄, 산책코드가 맞는 독고다이 스탈 동료와 장난삼아 배드민턴을 치게 되었다.

실력은, 내가 더 잘친다.(우기기를 더 잘하므로)

"공을 얼마나 더 잘줘야 하냐, 이것도 못받냐, 내가 어디까지 맞춰춰야 하냐..."

사방팔방 공줍느라 바쁜 팔, 다리에 입들도 거들고 있다.


실은, 둘다 태어나서 배드민턴 채를 처음 잡는거나 진배없는 실력들 ㅋㅋㅋ

아차차, 무심코 올려다 본 사무실 창문으로, 마침 심심하셨던 이사님이 보구 계신다...

이래라, 저래라 한마디씩 훈수를 두기 시작하시더니... 급기야 합류를 하신다.


몇일 후 이사님은 본인 소유의 고급 배드미민턴 채를 회사로 들이셨고,

그날 여러셋트의 배드민턴 공도 함께 받아 볼 수 있었다.


독고다이 동료는 점심시간 마다 핑계를 대며 딴청을 피웠고,

자연스레 나는 이사님 전담이 되어 버렸다. 점심시간이 그야말로 웃음기 사라진

긴장감 넘치는 배드민턴 수업이 되어 버린 것.


그 와중에 쓸데없이 철두철미 하신 이사님은 때때로 나를 불러 CCTV에 찍힌

나의 자세를 보여주시며 여기가 어떻고, 이게 문제고, 이럴때는 이렇게...

하... CCTV 안에 엉거주춤 어색한 내가 있다.

점심시간도 아닌데 또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것 같은 압박.

"네엡, 넵... 넵... 네..." 빨리 닫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급한 대답만 연신...


'교육활동에 아무리 애로가 많으셔도, 이사님 이건 아니잖슴까...ㅋ' 외치고 외쳐본다.


그래도 뭐, 음이 있으면 양이 있는 법, 점심시간 배드민턴 치러가는 내 발걸음은 묵직해졌지만,

"옳지, 옳지" 이사님의 추임새는 늘어갔고, 짧은시간 실력도 많이 늘었다.

(워낙 근본없이 치던 스탈이었긴 하다.ㅋ)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전개될 줄은 정말 몰랐지만,

운동 잘하시는 이사님께 배드민턴을 배울 수 있던 건 생각한다...ㅋ


봄이 오는 소리에, 여러사람의 엉덩이가 들썩들썩,

나두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겠다.

올해는, 우리 독고다이 동료가 배드민턴을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하며.ㅋ

(혼자 죽지 않을거야~!)


추천6

댓글목록

best 빠다빵 작성일

흥미로운  얘기네요
단조로움 속에서
약간  엿보이는 긴장감이랄까...

요즘 직장인들의 점심 시간이라면
두 세 명의 젊은 여성들이 손지갑 들고
종종걸음으로 움직이는 그런 모습이 떠오르는데
모처럼 저의 고정된 생각을 깨뜨리는
그런 풍경이네요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

좋아요 1
best 보민2349 작성일

전  만보기  어플  깔아서 삼십분 공원 돕니다...

요즘은 겨울이라

저희 회의실이 좀 커서 거길 돕니다...

회사가 좀 큰가 보네요..
체육시설 들이  있는것을 보니...

좋아요 1
best 대화가필요해 작성일

은유님 어떤분인가 궁금했는데
점심시간을 이렇게 보내시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편한 저녁 되시고
내일도 화이팅하세요 ^^

좋아요 1
브라보마이라이프 작성일

소듕했던 점심시간
그땐 왜그리 휘리릭 지나갔던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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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아 작성일

직원 복지에 힘 쓰는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시네요
전 수영밖에는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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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행님께~ 경롓!!!
꾀죄죄한 축구공, 배드민턴채, 탁구대...
요게 다에요 ㅋㅋㅋ
저는 물하고 도무지 안친해서,
수영 잘하시는 분들 늘 동경합니다.
(물안경도 안어울리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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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아 작성일

아! 여기 계셨군요. 인사가 ㅋ
수영복은 어울린다는 말씀!ㅎ
한 번 친해보세요~~ 여자들 한테는 최고의 운동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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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그립다 작성일

배드민턴 은근 무릎에 무리많이 가거덩여
충분히 몸풀기 꼭 하신후 즐배민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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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오, 고수의 향기가 솔솔...
그나저나, 느낌이... 저를 잘치는 사람 취급하시네요? 기분 좋아지게? ㅋㅋ
충분한 몸풀기! 명심하겠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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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거든 작성일

운동이야 출근전이나 퇴근후에 하는게 편하죠
저도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는 거 별로라 점심시간에는 통유리광합성이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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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됐거든님, 반갑습니다.^^
그죠, 출근전이나 후에 하는게 진짜죠~! 부지런해야 하구요...
아침을 공략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ㅋㅋ
그나저나, 오늘은 날이 흐려서 통유리광합성에 애로가...ㅋㅋ
오늘도 화이팅하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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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필요해 작성일

ㅎㅎㅎㅎ 진짜 통유리광합성하기에는
애로가 있는 날씨네요
남은오후 잘 보내시고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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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 작성일

잼난 글들을 보고나면
추를 열심히 좀 주어야 하는데
너무 인색하네요
3추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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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감사합니다.  스키님ㅋㅋ
올려주시는 글이나, 꽃 사진 만큼,
스키님은 참 고우신 분 같으세요.ㅋㅋ
특히, 코스모스 사진은 감사히 잘 소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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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필요해 작성일

은유님 어떤분인가 궁금했는데
점심시간을 이렇게 보내시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편한 저녁 되시고
내일도 화이팅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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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주로 댓글만 달고, 읽기만 하는 편이어서,
글쓰는게 많이 어색하고 쑥스러워요.
미즈넷의 활기를 위해서!!!(별로 도움은 안되겠지만ㅋ) 노력해 봤습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대화님 글, 깊은 공감하고 있습니다.^^

좋아요 0
보민2349 작성일

전  만보기  어플  깔아서 삼십분 공원 돕니다...

요즘은 겨울이라

저희 회의실이 좀 커서 거길 돕니다...

회사가 좀 큰가 보네요..
체육시설 들이  있는것을 보니...

좋아요 1
은유 작성일

아, 축구는 골대 설치된 공용 운동장에서 해요.
작은 회사입니다.ㅋㅋ
저도, 산책할땐 만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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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빵 작성일

흥미로운  얘기네요
단조로움 속에서
약간  엿보이는 긴장감이랄까...

요즘 직장인들의 점심 시간이라면
두 세 명의 젊은 여성들이 손지갑 들고
종종걸음으로 움직이는 그런 모습이 떠오르는데
모처럼 저의 고정된 생각을 깨뜨리는
그런 풍경이네요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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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너무나 아주, 걍... 가만히 있는거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한데요,
뛰자, 움직이자! 막막 동기부여를 하고 있어요...ㅋㅋ
광부님도 요새 그 춤 잘 추고 계신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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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빵 작성일

저 닉 바꿨어요
원래 다음에서 쓰던 닉으로
그 춤요?
쑥스러서 안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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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아, 빠다빵이셨구나 ㅋㅋㅋ
접수하겠슴다^^
쑥스러울땐, 막걸리 한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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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작성일

점심시간에 미즈에 오는게 중독이 되버려서..
한때는 점심 먹고 족구는 내인생이였는데
은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낮잠도 자보고 폰게임도 해보고
차끌고 나가보고 다해봤는데
미즈에서 쿵따하는게 제일 재밌더라구요 ㅎㅎ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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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민2349 작성일

딴지는 아니구요??

꿍꿍따가 정말 재밋던가요?  ?

난 재미 1  도 없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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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가필요해 작성일

뭐 취향은 각기 다른거니까요...
포인트1보다는 친목도모죠..
저같은 경우 처음에는 저게 무슨 재미인가 하다가
요즘은 가끔 참여해요
그래도 빠르고 잘하는 분들만 있을때는 기권합니다
아무도 없이 잠시 정지되어 있을때
한~참 생각해보고 1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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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작성일

손이 느리면 끼지도 못하더라구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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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작성일

얼마나 재밌는데요
은근히 중독되요 ㅎㅎ
아무말 대잔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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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ㅋㅋㅋ
제우스님 댓글 보면서, 저 내공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궁금한 적 있었는데,
쿵쿵따 하시는 거 보면서 부턴,
저  순발력은 어디서 나오는...ㅋㅋ

2편도 빨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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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작성일

준비할께요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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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로미 작성일

식사후 근처 놀이터에 가면 설치되어 있는 운동기구에 잠시 몸을 맡기곤 합니다
흔들거리는 그네마냥 흔들흔들.....아~~세상이 흔들리고 있다....
배드민턴 은근 힘들져....관절 조심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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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초로미님, 처음 인사드리네요.^^ 방갑습니다.
저는 운동기구 하다가 지나다니는 분들하고 눈 마주치면
괜히 뻘쭘하더라구요..ㅋㅋ
공원용 무거운 훌라후프, 요것도 잼있긴 한데...
암튼, 관절 조심! 명심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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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눈팅 작성일

배드민턴 쳐본지가...ㅋ 기억이 가물가물
날좀 풀리면 운동좀하게요 지금은 너무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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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성일

네, 눈팅님. 같이 해요.ㅋㅋㅋ
경과보고도 좀 해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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