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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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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판 댓글 19건 조회 1,416회 작성일 19-08-24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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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독립영화를 봤다.

여자가 아파트에서 암막커튼을 치고 촛불을 키고 살고있었다

선그라스를 끼고 생라면에 케찹을 뿌려 먹고있다


입안에서 부서지는 생라면의 파열음과

생라면을 부수기위해 동원되는 선그라스 밑의 얼굴근육의 움직임.

그녀의 구강과 치아와 혀와 침, 그 이질적 요소들이 서로 협력, 보완, 배려하며 생라면을 부수고 옮기고 굴리고 넘기고 삼킬때의 소리를 통해 구강내 각 요소들의 질감을 느낄수 있게 한다.

마치 흑인들의 노래를 들을때, 그들의 두터운 입술의 질감을 느낄수 있듯이

짧은 씬이였지만 기억에 남았다.


우리는 당구내기를 통해, 단골 7080클럽을 자주간다.

어느날, 빨간색 푸조와 세련된 스타일과 어울리지 않는 분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가씨가

클럽에서 육계장 사발면을 부셔서 케찹을 뿌려먹고 있었다.


당연히 영화의 씬을 떠울리게 하는 장면이였다.

가만히 앉아서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썬그라스를 씌우고 싶었다.


어색함을 느낀 그녀가 일어나 가버렸다.

그녀가 남긴 라면에 맥주를 먹었다.

입을 다물고 천천히 오도독 거리며 먹었다.

구강내에서 증폭된 소리가 머리 어느 부분을 공명시키는 건지, 나의 뇌에서 공명음이 들린다.

이건 뇌가 듣는건가 나의 귀가 듣는 것인가

가수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두성이란게 이부분에서 소리를 내는 것인가..

알수 없다.



며칠전, 퇴근후 마트에서 육계장 사발면 2개와 맥주 캔 4개를 샀다

밤 늦도록 컴을 보면서 먹었다.

다음날 늦잠을 자고 치우지도 못하고 허겁지겁 출근했다.


퇴근하고 오니, 라면부스러기가 사방에 있던게 싹 치워져있었다.

울 큰아들이 치운것이다.

하지만, 다른 건 다치웠는데, 유독 사발면 용기만 남겨두었다.

왜그랬을까...


라면안주를 먹는 것에 대한 경멸의 표시라 결론 내렸다.

라면을 통해 탐미의 극한을 추구하려는 아빠의 예술을 몰라주는 무지한 녀석가트니라구


당연히 굴하지 않는다.

다음엔, 파열음을 올리기 위해 라면을 냉장고에 보관한후,

와사비를 발라서 먹어야겠다.  술은 와인을 선택하겠다.

추천4

댓글목록

방글이 작성일

ㅎㅎㅎ 나두 먹어봐야겠어요 무슨맛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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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작성일

그 독립 영화에서 먹는 모습 클로즈업및
먹는 소리 공명 부분을 읽다가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지만
티비에서 봤던 극혐 호러 컬트 무비
급 떠오름...!

분위기 고운 일반적인 미녀는 아닌
표정이 요상한 요녀형 미녀가 준공인데
자신의 젊음을 영원히 유지할 방편으로...

사람 형상 갖추기 시작한 태아를 구해서
생으로 먹다가...ㅜㅜ
어느날 자신의 뱃속 태아를 직접 꺼내서
삼킨다는 아주 끔찍한 스토리...

혀를 날름대던 끔찍한 그녀 얼굴이
10여년 만에 생각이 나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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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 작성일

제가 본 역대급 고어영화는 세르비안필름 이란 영화입니다.
상상 너머의 영상이였습니다

저역시 비슷한 영활 봤습니다
옴니버스영화 였는데 중국영화 였습니다. 죽은 태아를 재료 삼아 만두를 만드는 가계에 우연히 들린 이쁜 여자가
그맛에 중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계속 그만두를 먹은 여자가
마지막 장면에 만두를 먹기전,
혀로 입맛을 다시는데, 혀길이가 10센티는 족히 됬었습니다
정말 개소름 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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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 작성일

근데 가만 생각해보니
같은 영화 얘기하는거 같기도  하네요
오래전이라 제 기억이 약간 꼬인거 같기도 하구...참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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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아 작성일

두 분
역대급 최고의 영화를
빨랑 잊는 게 상책
이판 사판이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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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아 작성일

지금 초특급 납량특집 시간?
설마 방화?는 아니겠네요
심의에 안 걸리고 통과한 거 보면
헐~밖에는
그런 내용의 영화를 찍는 감독 심리 상태를 막막 해부하고 싶어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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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작성일

살짝구운 쇠괴기를 와사비 장에
찍먹 하는걸 좋아라 하지만 ~

생라면에는 와사비 보다는
캐첩이나 칠리소스 일거란
생각을 하다 댓글 쓰려고 보니
행님아님이 비슷한 생각 하셨네요~ㅋㅋ

아드님이 이판? 사판?님
생라면 먹은것에 대한 경멸은 아닐것 같고
부스러기 어지름에 대한 항의 표현
같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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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 작성일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부는 토요일 오후네요
약속도 깨지고,
집에가서 아들이랑 대청소나 할까합니다.
아들이 볼땐 더 열심히 청소하는 제가 싫긴하지만,
깨끗해진 집에서 뒹글이 할겁니다 연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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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작성일

네 그러세요 이판님~^^
깨끗한 집서 뒹굴 하는게
휴일의 맛이죠~~ㅎ

울동넨 세시쯤에
비가 한번 지나간 뒤에 ~
맑은 하늘에 흰구름 둥실 ~
넘 보기가 좋아요~~ㅎ

저 하늘 드릴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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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아 작성일

생라면에 캐찹, 맛은요?
담엔 와사비 추가하실거라니
실험정신?이 ㅎㅎ
그 맛 아주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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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작성일

ㅋㅋ
올만예요 행님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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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님아 작성일

긍게요ㅎㅎ
진실 님이 커피 타 놨으니
찾아다니면서 알아서 드세요 셀프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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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작성일

넹 행님~^^
진실님의 커피가
유난히 맛날것 같아요~^^

방금전 맑은 녹차 한잔 마시다가
믹스 커피의 달콤한 맛이
생각이 났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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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 작성일

라면을 끓일때 토마토를 넣고 같이 끓여 먹는 맛의
원초적 맛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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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작성일

냉동에 넣었다가 드세요
왕뚜껑 추천~
와사비 얹어서  닛뽄 다시마간장에 콕 찍어드시면
맛이 훨 ~ 그냥 간장도 좋음^^

저도 오늘저녁 생라면 와작와작 할겁니다
잊고있었던 맛 되새겨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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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 작성일

2년전, 임플란트 시술을 했습니다.
다음 생에는 이빨이 없는 생명체가 되고 싶었습니다.
구강내 그 여린 빨간 점막에 어찌 바늘을 꽂을수가 있습니까 네?

얼마전, 사탕을 먹다 임플란트가 빠졌습니다.
가격대비 몹시 허접한 외양이더군요.
시술시 공포감에 아무것도 보지 않았었습니다

이것으로 냉동라면을 거절하는 이유가 될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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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 작성일

ㅋㅋㅋㅋㅋ사판으로
음 .. 웃다가 우웩 하다가 ㅋㅋ
남긴 라면에다 맥주를 드신거는 뵨태적탐미
퇴근후 사발면 오도독은 본능
앞으로의 냉장라면에 와사비 조합은 식미예술 ~~

와인 곁들이시려면
양파도 썰어 얹어드셔요 케이퍼도 올리고^^
역시 전천후는 와사비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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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판 작성일

원글을 진지하게 읽으신 분만이 쓸수있는,
요점정리 좋습니다
생라면에 두툼한 연어 한피스 올려서 술한잔 합시다 럭셔리파스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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