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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 1달째. 원양어선의 하루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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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돌짬 댓글 6건 조회 1,290회 작성일 21-11-1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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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5시 30분  핸폰의 알람소리에  눈이 떠진다.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

핸폰엔 한국시간이 설정돼 있다보니 

밤11시30분에 맞춰놔야 여기시간

아침 5시반이다.

이게 처음엔 은근헷갈려서  

탁상용 알람시계의 필요성을 느꼈다.


현재 위치는  위도  북위(N) 03도 05분 

경도  서경(W)  149 도 15분

서울서 동남쪽으로 대략 9,000 km 정도 

떨어진듯 하다.


어제밤 친구녀석이 보이스톡중에 

지금 어디쯤 이냐고 묻기에 

구글 지도에서 내가 불러 주는 좌표 

검색하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했더니

태평양에 표시는 나온다고 하던데..

해도 꺼내서 작도를 해보면 알겠지만

별로 의미가 없어서  해보질 않았다.


오늘 현재  아침 까지 10방 을 마치고 

지금 이시간에는 11방째 투승중이다.

(주낙을  까는걸 투승, 걷어올리는걸 양승이라 하고

이과정이 한번 마쳤을때 1방 이라한다.)

1주일정도를 같은 곳에서 반복 작업을 하고 

있다.

요즘은 하루에 평균  1500kg 정도의 

참치를 잡고 있고  때때로 100kg 이 넘는 (손질다된무게 기준) 대물들이 1~2마리씩 올라오고있다.


가끔은 주낙에걸린 참치들이 청상아리 에게 

몸통의 절반 가까히  뜯긴상태로 올라오기도 

하는데..

바다에서 상어가 왜 무서운지 알것같다.

그런 참치는 상피라고 칭하는데 

부분적으로 살릴수 있는 부위는 따로 손질해

두었다가 식사때  회로 올라온다.


지난주에는 바다한가운데서 우리배를 포함한

배 3척이 상봉을 했다.


우리배가 나올때 다른배의 필요 물품을 싣고

나와 전해주는데..

물건을 받을쪽에서 아무리 급해도  독촉을 

못한다.

서로 조금씩 조금씩 조업을 하면서 이동을해

상봉을 하게되니 두달이 걸릴수도 석달이 걸릴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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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한척은 탁송받을 우리회사배.

다른한척은 타사의 우리캡틴 후배선장배

우리 캡틴이 구명뗏목에타고 탁송품잔뜩 가지고

건너가서 대면 상봉하고 옴.


나의 하루 일과는 

아침5시반기상.

양치와 눈꼽세수만 하고 브릿지에 올라간다.


현재브릿지에는  캡틴과 베트남3항사가 근무하고

있으면 3항사가 키를 잡고 양승작업을 하고 있다.

나는 몃 바찌 남았나  확인후에  갑판에 내려가

엉킨 에다(낚시채비)를 손질해서 다시 쓸수있도록 

정비하는일을 좀도와주다 아침6시40분에 

밤샘당직. 마친 기관사와 아침식사를 한다.

그리고 7시에 다시 브릿지에 올라가 

조업일지. 항해일지. DCR (남태평양수역 어획일지와 부수 수산물 어획일지) 를 정리하다보면 

양승작업이 보통7시30~8시 쯤 끝난다.

최종집계결과를 해양수산부 전자단말기에 어획보고

하면 그때서야  커피 한잔 마시고  다시 투승준비를

한다. 

8시30분쯤 다시 투승 

나는 9시쯤 햇빛차단용 버프와 모자 선글래스 

챙겨서 망원경들고 탑브릿지로 올라간다.


주낙을까는 경로상에 혹시라도 고래가있는지 

곱새기가있는지를 살피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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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브릿지에 올라가서 3시간 사이에 틈틈히 팔굽혀펴기와 앉아뜀뛰기 운동을 한다.

그리고 11시30분에 내려와 점심을 먹고 

투승끝나기 30분전까지 두시간정도 휴식을 갖는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시간이다)

투승이 끝나는시간은 매일 조금씩 다를수 있기에 

인도네시아 3항사가  30분전에 깨우러온다.

(베트남3항사와 인도네시아3항사가  작업시 교대로 

키를 잡는다.나는 아직 쌩초보로  키를잡기위한  

전단계의 과정을 데크에서 배우고 있는중이다)


투승이 끝나면. 투승조와 나.

3항사 둘 모두 방한복과 방한화 등을 챙겨입고 

전날 잡아서  영하 55도로 급냉시킨  참치들을

어창으로 옮기는 글레이징 작업을 하기위해 

준비실로들어간다.

급랭시킨 참치를 민물에 3번 담갔다 뺐다를 반복하며 마치 도자기에 유약 입히듯 어체 외부에  막을 형성 시키는데  아마도 수분증발을 막기 위함인가?

자세히는 모르겠다.


이작업이 그나마 육체적으로 가장힘든작업중 하나인데.

어창의 온도는 -60도 이다

들어가서  숨몃번 쉬면 눈썹에 이슬처럼방울 맺힌게

얼어버린다.

50kg 이상되는 참치를 위에서 내려주면  그걸 받아주는 선원이 따로 있고 그걸다시  어창바닥한곳에 

일단 쌓아두기위해 옮기는데..

그나마 3항사들이 내가 나이먹고 힘들까봐  

가장덜힘든거 하라고 지들딴에는 배려한걸텐데..

이작업이 길면 1시간 짧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그리고 다시 브릿지에 올라가서  서류 미리  조금씩 

써놓을것들 준비해놓고..


오후 5시 30전후로 다시 양승작업..

나는  6시쯤 갑판에 내려가  에다 사리는거 좀도와주다..6시40분에 저녁식사 

그리고 7시에  장화신고 ..앞치마 메고 구명조끼 착용하고. 토시 끼고.장갑끼고  안전모 앞에 안전철망 덧댄 화이바 쓰고 

이른바 사이드 라는걸  하게 되는데

주낙을 올릴때 원줄을  라인롤러 로 감아올리는데

물에서 주낙이 올라오면  롤러에 감기기전에  잽싸게 낚아채 고정된 스나프를 풀어야한다.


배에서도 경험된 선원들이 이 걸 담당하는데

항해사들이  키 를 잡기위한 전제 가 바로 

이걸 경험해야  어느바늘에 고기가 있고 없고

어떤때 미속전진.  아니면 미드쉽(중립).어스턴(후진)을 써줘야 하는지 알수가 있단다.


처음엔  롤러에 손가락도 껴서  (손가락이 짤리거나 그런위험성은 아니고 손가락이 끼면 창문닫을때

손이끼이는 아픔정도)  손톱도 좀깨지고 해야 한다기에 겁을 좀 먹었는데..

나도. 두번  아야야  했다.

근데 정작 더 두려운건 해파리다.

실처럼 생긴  꼭 끊어진 비즈 목걸이 처럼생긴 

해파리가 독이 있어서 피부에 닿으면 한동안 따끔거리고 아주고역이다..


7시부터  8시반 ~9시까지 사이드를 보다 체인지하고. 좀쉬다가 갑판에 자잘한거 도와주다 

9시반에 브릿지에 올라가  선원들

워킹시간과 리셋시간 체크서류 작성하고  위생점검일지 작성하고 폐기물 처리기록부 작성하고 

나면 거의 밤10시

하루 일과를 마감하고 내려와 야식 라면이나. 봌음밥

먹고. 씻고  그리고 집과 톡하고 하다보면  밤11시 

취침에 든다.


물론잠자리도 집에 비하면 불편하기 이를데없다.

모든환경이. 먹는것빼고는 다 열악하다.

 하지만 처음  몃몃회사들에  이력서 넣고 승선타진

할때 모두 햇던 말들이  아유~~젊은애들도 힘들다고 하는데 나이가 있으셔서  힘들거예요 .

했던말들이다.


이제 1달 이지만 ..피로 누적되지않게 하려고 

잘수있는시간에 가능하면 자려고 하고 있고.


애초목적은  면허승급을위한 승선경력이기고.

기왕이면 회 좋아하니 참치배고  거기에 고기많이잡으면  돈도 번다하니(이건 복골복)  연승배를 택하고 운좋게도  늦은나이에 승선을 하게되었으니..

안다치고  건강하게  잘지내다. 돌아가는게 목적인데..

지금같은 반복적인 작업시스템이라면 뭐 

충분히 ..잘 견텨낼수 있을것같다.


와~c. 사진이 정말 늦게 올라가서 1시간 30분 걸림

그럼이만~~

추천10

댓글목록

best 왕돌짬 작성일

참치 연승선들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온리 바다위에서만 있다가
한국으로 들어가서나 육지땅밟습니다.
필요한 것들은 모두 해상보급받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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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대머리골초치질오팀장 작성일

서사모아섬에 도착하면 여자 볼 수 있겠네요?

좋아요 1
best 노을 작성일

원하는바 잘 이루도록 응원합니다
도전하는 왕돌짬님이 위너입니다

좋아요 1
best 보이는사랑 작성일

늘 건강과 무탈 기원합니다. 항해일지 책으로 내도 좋을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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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사랑 작성일

늘 건강과 무탈 기원합니다. 항해일지 책으로 내도 좋을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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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돌짬 작성일

에구..그정도 재주도 없고.
그냥참치배 가 이렇구나.
하는 정도. 소식 전하는거죠.

항상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아요 0
노을 작성일

원하는바 잘 이루도록 응원합니다
도전하는 왕돌짬님이 위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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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돌짬 작성일

고맙습니다.
어제양승작업시작하자마자. 조류에 주낙이 서로엉켜~난리도 아니었고
고기도 밤10시에 겨우2마리째 올라오는거 봤는데 ..
밤새 고기가 얼마나 올라왔을지
아마 꽝 이지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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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골초치질오팀장 작성일

서사모아섬에 도착하면 여자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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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돌짬 작성일

참치 연승선들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온리 바다위에서만 있다가
한국으로 들어가서나 육지땅밟습니다.
필요한 것들은 모두 해상보급받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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