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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바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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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돌짬 댓글 19건 조회 1,016회 작성일 21-11-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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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침 7시경  양승작업을

마치고 곧바로 적수(어장이동)를

하였다 

북위 02도에서 03도 사이에 한국 참치

배들만 약 21척이 모여 조업을 하다보니

서로 방해가 되지않게 아침7시30분

SSB 란 장거리 통신 장치를 이용해 주파수를 모두

하나로 맞추고 순서대로 방송을한다.


예를 들면 

우리배가 주낙을 펼칠 위치

N 02도 45분 

W 149도 50분 

270도 30.180도 30.나머지 90도 


이렇게 방송을 하면 

ㄷ 형태로 주낙을 깔겠다는거다.

모든 배 들의 이런내용들을 메모하고 

다시 2절지 두장을 이어붙힌 큰 모눈종이

에 위에 내용대로  좌표를 찍고  작도를 

하면 어느배가  어느위치에서 어느방향으로

주낙을 까는지 한눈에 알아볼수 있다.

그리고 오후 4시반에 다시또 방송을 한다.


바다라는게 

어제 위치에서 참치를 2톤 넘게 잡았다고 

기대를 가지고 오늘 또 같은 위치에 주낙을 

깔면  어획량은 기대이하로 나오니

오랜경력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캡틴도 

고민 스럽겠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전날밤 (16일밤11시 30분쯤) 

양승을 하다 중간에 끊고 

기름 수급을 했다.

80KL 를 받았다는데 40일이 채안된상태에서

8만 리터를 받았으니.앞으로도 최소 12번정도는

받게 될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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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배에선 기름만 공급 받는게 아니고 

저배가 군대로 치자면  황금마차고 

육지로 치면  편의점인 셈 인데 저배에서 신선한

과일과 야채  그리고  각종잡화를 구매할수 있으며

대용량 외장하드 디스크에 영화나 드라마등을 

다운받아서 판매를 하기도하고 

과자.쵸컬릿.음료등  웬만한건 다 있으며 

배에없는 물품은 미리 주문을 하면 하와이에서 

싣고 나온다고 한다.

우리기관사가 저배에 개인적으로 과자를 사러 

넘어갔다왔는데  50만원 들고 갔다  비싸서 

50만원어치가 양이 적다고 투덜댔다.

우리기관사는 이배를 2년 갔다와서  쉴사이도 없이

15일 만에 다시 나왔다.


여튼 그렇게 기름수급받고 다시 나머지 양승마치고 

아침7시무렵양승을 마치고 195도로  약 27시간을 

달려  밤사이 적도를 통과해 지금은 

S  02도대로 약 500km 아래로 내려왔다.


어제 오전 당직때  캡틴이 하는말 

2항사가 리모트로 키잡고 가봐~

2항사 당직시간때는 리모트로 키잡고 가도록해.


출항 38일? 만에 처음 잡는 키였다.

그간 배에선 1시간이상의 거리는 자이로 로 

자동조타를 써왔는데  (조타기의 방위만 가고자하는 방위로 세팅해놓으면 자동으로 그 방향으로  운항한다)  다만 변침점에선 다시 방위를 수정해주어야 한다.

군에 있을때 고속정 키를 잡은지 35년만에 잡아보는  배다운배의 키였다.

당연히  군의 함정과 어선은 시스템도 틀리고 장비도

틀리지만 그래도 감회가 새로웠다.


바람과 파도의 영향으로  침로보다 8도 정도 벗어난걸 확인하고 키를 조작해  원하는 침로로 맞춰나갔다.

본래 캡틴은 나에게 30방 후에 키를 잡아보라고 했는데 17방 후  키를  허락하니  감사하기도 하고

잘하고도 싶었다.

그렇게 오전에 3시간

오후엔1시간. 반을 수동조타로 키를 잡고 내려왔다.


오래전에 책에서 읽었는지..누구에게 들었는지 

적도를 가면 무풍지대라서 바람도 안불고 그래서 바다는 파도도 없이 호수 같이 잔잔하다는 내용이 기억나고..적도에 가면 꼭 한번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와보니..그것은 개뻥이었던것이 었다.

바람도 불고..파도는  높지는 않지만  1~2미터 정도 

있다.

또 어느 블로그에선가? 본듯한문구가  생각나는데

뱃사람에게 적도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던거 같은데..

배로 N 에서 S 로 넘어간다는건 

그만큼 험한 대양을 건너왔다는 뜻이라고 하던가?

지금도 어선들중 적도를 넘을때 적도제를 지낸다는 

배도 있다고는하는데 요즘은 적도제는 잘안지내고 

시투 전에 고사를 지내는배가 많고 우리배도 

시투 전날 간단하게  고사를 지냈었다.


이제 이근처에서 연말까진 조업을 하게 될것같고 

해가 바뀌면  시차가 9시간 나는 지역 까지 갈수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많이 잡은날도 있고 적게 잡은날도 있고 

평균으로 조업 날수로 치면 일평균 1톤 약간 넘는 

어획량을 보이고 있다.

빅아이 40kg  이상참치가  중심이라고 불리며 

가장값이 높다.

현재 가장 큰놈이 130kg 이다.

아직 갈길이 멀다.

600방중 이제 오늘까지18방

달로는 1/20이 지났을뿐이다.


참치는 원없이 먹고 있다.

육지에서는 비싸서 자주 먹지도 못하던  뱃살이  좀 질리기는 커녕ㅋ

1주일에 5일은  아침. 저녁으로 먹는다.

특이한건 육지서는  못먹는 부위가 있는데

참치가 올라오면 손질하면서 아가미를 

떼내는데 80kg 이상 큰 참치에서는 아가미 아랫부분속에  살이 좀 있는 부분이 있는데 살을 발라내면  접시로 한접시 정도 양이나오는데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맛이 좋아서  나중에 지인들 선물용 사시미 준비할때 함께 좀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새 밤12시가 넘었다.

요즘 와이파이 때문에 캡틴이 신경을 많이쓴다.


캡틴용 와이파이로  (크루용은 따로 있음)

카톡으로 업무용 사진등을 받아야 하는데 

배에 와이파이 용량? 이 작아서 잘안된다고 

때문에 새벽4시부터 오후 6시까진  나와 기관사는 

핸폰을 아예 꺼놓으라고 해서 그렇게 하다보니

저녁근무 마치고 내려와서야  폰을 사용할수 있다.


이제 또 자야 내일 근무도 최선을 다하지.

좋은 저녁들 되시길..




추천11

댓글목록

best 야한달 작성일

위드 성실맨 일이등  순위 가리기 쉽지 않은
분이 왕돌짬님 청심님  같아요ㅋ
참치 많이 잡으세요^^

좋아요 3
best 댓글러 작성일

안녕하세요 왕돌짬님
소설가 김훈선생은 좋아하는 책이 이외로,
전문가들이 쓴 일종의 매뉴얼을 즐겨 읽는다고 합니다.
일테면, 소방수들이 불이 났을때 화재현장에서의 행동지침에 관한 책,
혹은 비행기 조종사들의 비행조정 방법에 관한 책등
삶의 현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 담긴 책을 선택하고 즐겨읽는다고 합니다.
그런 책은 명료하고 리얼한 삶의 법칙이 있어 군더더기가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왕돌짬님의 선상이야기 역시 우리가 겪을 수 없는 다른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보여줍니다.
미화와 불필요한 수사가 없는 왕돌짬님의 또 다른 삶의 이야기는
소설가 김훈선생의 독서 취향을 이해하게끔 합니다

왕돌짬님의 글 너무 좋습니다.
항상 응원드리며, 건강한 선상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좋아요 2
best 왕돌짬 작성일

청심님은 저도 동감합니다.
저에겐 과찬 이세요.ㅎ

복권 글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이쁜달 님께서는 글을 맛깔스럽게
쓰시는 듯 합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지난일이지만
제가 댓글로라도 마음의 상처를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그게 늘 마음한켠에 남아 미안했습니다.
항상건강하시길 빕니다.

좋아요 1
best 보이는사랑 작성일

항해사 일을 잘 해내시고 계시네요. 돌아 오시는 날까지 무탈과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좋아요 1
best 타불라라사 작성일

^^ᆢ리얼합니다. 2항사(항해사) 정도면 키는 당연히 잡지 않나요.

..80년대. 도망다니다가 친구 신분증으로 위장취업하여 오징어 배 좀 타본 1인.

이 당시에 초짜인 저도 브리지에서 키를 잡음^

좋아요 1
눈사 작성일

최고의 선은 건강입니다.
무탈 하시기를..

좋아요 0
댓글러 작성일

안녕하세요 왕돌짬님
소설가 김훈선생은 좋아하는 책이 이외로,
전문가들이 쓴 일종의 매뉴얼을 즐겨 읽는다고 합니다.
일테면, 소방수들이 불이 났을때 화재현장에서의 행동지침에 관한 책,
혹은 비행기 조종사들의 비행조정 방법에 관한 책등
삶의 현장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 담긴 책을 선택하고 즐겨읽는다고 합니다.
그런 책은 명료하고 리얼한 삶의 법칙이 있어 군더더기가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왕돌짬님의 선상이야기 역시 우리가 겪을 수 없는 다른 삶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보여줍니다.
미화와 불필요한 수사가 없는 왕돌짬님의 또 다른 삶의 이야기는
소설가 김훈선생의 독서 취향을 이해하게끔 합니다

왕돌짬님의 글 너무 좋습니다.
항상 응원드리며, 건강한 선상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좋아요 2
왕돌짬 작성일

정성스런 댓글 고맙습니다.
아직은 초보항해사다보니
모든게 생경하고  일배우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곤
합니다.

조금더 시간이 지나서 이환경이
익숙해지면  맘적으로 여유도
생기겠지요.

지금 이곳은 낮에는  데크에나가면
등이 뜨거울정도로 덥고 밤에는
그나마 약간 선선한 날씨입니다.
한국은 이제 곧겨울로 접어들겠죠.

항상건강하세요.
저도 댓글러님 글과 댓글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좋아요 0
호랑사또 작성일

다 필요없고 ,
건강 하시고,
언제 오실지 몰겠지만,
혹 오신다면  대광어나,갑오징어 들고
입국하시길 바랍니다.

좋아요 1
왕돌짬 작성일

마자요. 배에서의 생활이다보니
가장 신경쓰는게 건강입니다.
2023년 7월경 귀항예정입니다.

이곳에서 밤에  오징어도 곧잘
잡힙니다.
선미에서 오징어 애기 낚시로
한두시간만에 대여섯 마리씩
잡아서 반찬거리하는데

오징어는 크고 두꺼운데 맛은 그닦~~
돌아가면 영흥도 앞바다가서 대광어
한마리 잡아서..보내드리죠.꼭!  ㅎ

좋아요 0
체리 작성일

왕돌짬님의 원양어선 생생체험이네요
고래만한 참치를 잡으시네 ㅎ
여기 인근 섬에서 잡히는 침치? 다랑어?는 고등어만한데 ㅋ

세상에 ..대단.. 건승하세요..화이팅~!!ㅎ

좋아요 1
호랑사또 작성일

저겨
익명방에서 이쁘다 난리던데..
해명좀...

좋아요 0
왕돌짬 작성일

안녕하세요. 몃년전에 사이판에 태풍
크게 왔을때  리조트 복구 공사때문에
가서 생참치라는걸 먹어봤었습니다.

말그대로 가다랑어 더군요.ㅎ
오늘 새벽에는 3미터가까이 되는
청새치가 올라와서 뱃전에 올리느라고
호이스트까지 동원되었습니다.
손질후 무게가 160 키로 더군요.

고맙습니다~

좋아요 0
나빵썸녀패닝 작성일

으휴 참치잡다보믄 ㅣ년 후딱 가겄시야
손맛 보는맛 입맛만 다시게되는 원양어선 일지
부탁드립네다

좋아요 1
왕돌짬 작성일

지금이야  초보라 시간이 잘가지만
이력좀 붙으면  거의 매일이 같은 일상이라 시간이 더디갈것
같긴한데..
때때로. 바다에서 도 닦고 있는듯한
느낌도 드네.ㅎ

좋아요 0
꿈꾸는고양이 작성일

내가 댑따 좋아하는 참치
왕돌짬님 처럼 어려운 자격증 따서
참치잡이 나설 수도 없고 ㅋ
왕돌짬님 부러워요
건강하세요

좋아요 1
왕돌짬 작성일

ㅎ 고맙습니다.
이게 꼭 부러워 할일은 아닌듯
해요.
출항후 휴일없이 일하고 있네요.ㅠ
날밝으면 투승 5시간 30분 정도
오후 6시 쯤 양승시작해서 다음날
아침 7시 ~8시 까지 양승.
계속 반복 이네요.

좋아요 0
타불라라사 작성일

^^ᆢ리얼합니다. 2항사(항해사) 정도면 키는 당연히 잡지 않나요.

..80년대. 도망다니다가 친구 신분증으로 위장취업하여 오징어 배 좀 타본 1인.

이 당시에 초짜인 저도 브리지에서 키를 잡음^

좋아요 1
호랑사또 작성일

안물어본걸 왜 설명하고...ㅡ.ㅡ

좋아요 0
왕돌짬 작성일

단순하게 일정침로로 항해하는정도는
일반인도 잠깐 설명해주면 잡을수
있죠.

어선은  글로 설명하긴 좀어렵고
양승때  주낙의 방향과 상황에 따라
기관을 쓰는법도 배워야 하고
나역시 어선은 첨이다보니
하나씩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좋아요 0
보이는사랑 작성일

항해사 일을 잘 해내시고 계시네요. 돌아 오시는 날까지 무탈과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좋아요 1
왕돌짬 작성일

항상 감사 합니다.
퇴원하셨다니 다행이군요.

좋아요 0
야한달 작성일

위드 성실맨 일이등  순위 가리기 쉽지 않은
분이 왕돌짬님 청심님  같아요ㅋ
참치 많이 잡으세요^^

좋아요 3
왕돌짬 작성일

청심님은 저도 동감합니다.
저에겐 과찬 이세요.ㅎ

복권 글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이쁜달 님께서는 글을 맛깔스럽게
쓰시는 듯 합니다.

그리고 새삼스럽게  지난일이지만
제가 댓글로라도 마음의 상처를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그게 늘 마음한켠에 남아 미안했습니다.
항상건강하시길 빕니다.

좋아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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