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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거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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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판 댓글 13건 조회 1,712회 작성일 19-06-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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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거리감이 존재하는 관계가 있다.

긴장과 절제와 약간의 어색함도 가미된 거리감

수다보다 우월한 침묵과 표정보다 우월한 무표정의 공간


이런 거리감은 과연 품격있는 관계가 되는걸까



# 1.

일요일, 갈곳은 특별히 없지만 집을 나섰다.

뭔가를 잊고 나왔다.

핸펀, 지갑, 담배, 체크 오케이

도대체 원인이 무얼까  이찝찝한 기분은


빨래를 돌리고 건조대에 차곡차곡 널고 집을 나온게 마지막 장면인데...



며칠전 큰아들이 내가 널은 건조대의 빨래를 보며,

한말이 떠오른다


ㅡ 저..빤쑤를 널을때요, 세로루 말구 가로로 널어주세요


빤쓰에 가로, 세로?

몬말인지 몰라 벙찌고 있었더니


ㅡ 빤쓰 밴드 부분이 겹쳐지면 완벽한 건조가 안되여

    담부턴 밴드를 접히지 않게 가로로 널어주세요


큰애는 나한텐 눈길한번 안준 채 표정없이 이야기했다

빤쓰를 다시 널고 있는 큰놈에게 나역시 아무 대꾸없이 눈길도 안준 채 돌아섰었다


찝찝한 기분의 원인을 찾게 해준 기억이였다.

빤쓰를 세로로 널고 나온 것이였다.

1분간 망설이다 내 갈길을 갔다. 가볍지 않은 발걸음이였다.




# 2


둘째 아들이 라면을 끓여 먹고 있었다.

초조 해진다.

난 유일하게 싱크대와 식탁의 청결함만을 강조한다.

이유가 있지만, 설명하기 귀찬아서 생략


큰애가 질서계의 공주님 이라면

둘째는 혼돈계의 마왕이다


둘째가 라면을 먹고, 설겆이는 하겠지만,

싱크대는 라면기름이 뭍어있을테고, 거름망에는 탈색된 라면찌꺼기가 낑가 있을테고

물마신 컵은 그대로 어딘가에 나둘테고

거칠게 닦어서 타올자국이 불규칙하게 나있을 식탁


글타고 내가 설겆이를 해줄수도 없고, ( 사실 내가 하고 싶지만)

블라블라 잔소리를 미리 할수도 없고 ( 사실 미치도록 하고 싶지만)

이 모든 인내는 우리 부자간의 거리감이 존중되야 하기 때문이다

거리감이 무너지는 순간 인내와 절제는 광기와 폭력으로 변질되는걸

둘째와 난 몇번 경험을 했었다.




이상 울부자간의 묘한 거리감이 작용되는  장면이였다.

갈등역시 디테일에 있는거 같다

질서계와 혼돈계를 각각 대표하는 큰아들과 작은아들의 양극단을 중재하기위해

난 본의아니게 중간계를 선택했다고 이야기 하고 싶지만.

사실 내가 원조 혼돈계 였다.

 

그래서 울못난이 막내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있다.

얼마전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들은 노래가 참 좋았다.


노래가사중 이런 구절이 있었다.


Good morning, son 

잘잤니?  울막내야

 And you're so much like me 

 I'm sorry

넌 참 많이 나를 닮았구나. 그래서 미안해


추천7

댓글목록

엘레나탈퇴 작성일

빤쓰 가로널기 경력
이십년의 아짐이 말씀 드리자면
큰아드님 얘기가 맞아요.

모든 빨래가 골고루 잘 마를려면
겹쳐지는 부분이 최대한 없어야 하는 거잖아요.

저도 큰아드님과 같은 경험으루
빤쓰는 가로널기만을 하고 있지요.

큰아드님이 눈썰미도 있고
정갈하기도 하고 그런 거 같네요..^^

글고 엄마나 아빠는 애들 앞에서
실없구 무게없구...
수다쟁이가 되어야 한다구 봄다.

넌 참 나를 많이 닮았구나 그래서 미안해를
작은 아들한테 장난처럼 함 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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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제 허접한 원글을 찬찬히 읽으시고
달아준 성의있는 댓글 감사합니다
자신은 없지만, 엘레나님 말씀처럼 해보겠습니다

동생이 없을때,
큰애는 동생방에 훼브리지와 테이프클리너를 들고가서
한바탕 소독?을 하고 나오곤 하죠

왜 넌 동생방만 해주는거니?
라고 따지듯이 물으면서 수다를 떨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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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다 작성일


심장 저격을...!
담장이 아닌 시선에서 벗어나지 않는
울타리의 거리감...
에이쒸 나도 아들한테 미안한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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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가족들 이야긴, 누구의 이야기든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겠죠
오늘은 일요일
영화 존윅이나 보러 슬슬 나가볼까 합니다 일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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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8 작성일

그깟 빤스라 뭐라고.....
엄마를 빨래나 빠는 가정부 취급하고 그랴.....
담부턴 니가 니건 빨아입으라고 하고
얼른 튀 나오세요.
그러면 정말 시원하고 웃음이 나올거 같네요 ㅎㅎㅎ

가로세로가 뭐그리 중요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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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전부 옳으신 말씀입니다.
제가 엄마란 말씀만 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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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3 작성일

둘째의 라면 상황은 잏  간절히 이해됨
그러나 큰아들의 팬티널음은 좀 큰애가 까칠하네요
심하게 말하면 큰아든님은 피곤한  성격이네요 ㅋ

참고로 저두 아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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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다른 가족의 일은 전부 이해 되기도 하고
전부 이해 않되는 경우가 있더군요
저의 가족 역시 남들에게 그렇게 받아지라라 봅니다

하지만, 울큰애가 까칠하고 피곤한 성격인건 정획한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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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2 작성일

저는 주말에 꼭나가요
혼자서라도..
집에만있으면 갑갑함
닭장안에 닭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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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네 저도 나간답니다
남산도서관도 가고, 중앙박물관도 가고
전쟁기념관도 가고
웬지 지적인 산책 같이 보일진 몰라도
결국은 초라한 꼰대의  외출
딱 그거더군요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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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7 작성일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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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후 작성일

막내와의 묘한 거리감
잘 지켜 가시길 ~ㅋ

때론 무언이 답일수도 있어요^^
일상이 정겹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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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네 저희는 묵언수행중이랍니다
서로간 말이 없죠
전에 강아지를 키운적이 있었는데
그때 비로서 묵언수행이 깨지더군요
세남자가 전부 강아지에게 만 말을 하더군요
그렇게 말 많은 남자들이였다는걸 첨 알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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