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변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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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lueRose 댓글 0건 조회 747회 작성일 23-09-08 19:38본문
울 식구(나 포함)들은 갑갑하고 조용한 걸 못 참는다
예를 들자면
멍 때리거나 뒹굴뒹굴 한다거나 이런 건
몸이 아플때나 한다는거다
....
삼년여 전
울 집 남자들이 코로나로 답답한 시기에
어느 날
낚시를 다닐까...한다고 했다
나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가족구성원도 각각의 개체이고 따라서
무엇을 하고 싶던
응원 안해본 적이 없고
더 엄밀하게는
깊이 관여 안 하거나 참견을 안하고자(안 받고자) 주의다
....
처음 몇 달 간은
낚시를 간다고 열심히들 다니는데 수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처음으로 잡아왔는데
우럭이었다
......
낚시 시작하면서
모든 필요한 장비들을 얼마나 구입했던지
그 우럭을
난테 회 떠 준다고
뽀글뽀글 기포가 올라오는 가방에 담아왔는데
그 걸
우리 큰 아들이
"안돼 !!! 엄마 먹지마! ~ 그래서, 그 핑계로 일주일을
가방속에서 살려뒀었다
......
애(우럭)가 어찌나 생명력이 강한지
산소가방속에서 먹이 없이 일주일을 버티고도
사람들이 다가가면 퍼드득 힘차게 몸짓을 해댔었다
그러다 팔일째 드디어 남자들이
칼을 빼들었다
주방에서
일주일 버틴 우럭 세 마리를 회를 뜨겠다고
야침차게 도전들 했건만
우럭은
찌르고 찔러도 기절을 안했고
(찌르는 사람들이 서툴은거지)
와중에 큰넘은
"안돼 ~~~! 죽이지마! 고함을 지르고
바닥에 미끄러진 우럭이 춤을 추고 ~~~
보다못해
"그만, 스토옵 ~~! "
내가 소리를 지르고서야 끝이 났었다
그 후로
집에서 회를 떠 본다는 무모한 행위는 끝이 났고
기포가 올라오던 가방과
가지런히 층층이 회를 뜨기 위해 필요하다던 칼들은
집에서 조용히 잠을 잔다
.......
오늘도
울 집 남자들은 낚시를 갔다(아니 갈거다 좀 더 밤에)
휘익 휘익 던지는 낚시인 줄만 알고
더는 관심이 없는 나지만
"너무 짜잔한 건 잡아오지마"로 좀 전 통화를 마쳤다
티를 안낸다고 했지만
티가 났겠지
내가 그런 걸 잘 못 숨겨
그래서 웃어줘도 구박으로 느껴졌겠고
낚시해 온 고기들 담아둔다고
냉동고를 따로 샀는데
그 거 뺐어서 내가 쓰고있다, 내 아침을 위해 ~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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