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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만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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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멍 댓글 1건 조회 683회 작성일 23-02-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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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직장 다닐 때 처음로 해외여행을 갔다. 

1993년에 여행 자유화가 되어서 그 당시에는 해외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설날 연휴에다 이틀 휴가를 내고 4박 6일인가 5박7일인가 파리자유여행 패키지였는데

여행사에서는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해주고 파리 드골공항에 도착하면

한국 유학생이 나와서 공항에서 호텔까지 가이드만 해주고 나머지 일정은 

알아서 여행하는 패키지였다.


여행은 각자 하지만 아침에 호텔에서 식사할 때 일행들을 만나서 식사를 함께 했다.

우리 일행 중에는 내가 나온 대학의 미대 교수님 부부도 있었는데

그 교수님 제자들이 파리에서 유학하고 있어서 호텔에서 함께 만날 수 있었다.

그 제자들은 젊은 20대 부부였고 여자가 엄청 예뻐서 남자놈이 무척 부러웠다.


호텔에서 식사할 때 나와 나이가 같은 Y대 의류학과 나온 여자가 있어서 친해졌다.

그녀는 서울의 한 의류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스웨덴의 회사로부터 주문을 받아서

한국 의류를 수출하는데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어서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자주 출장을 간다고 했다.


일행들과 2인 1실로 호텔을 사용했는데 남자 룸메이트가 어느 날 밤 파리의 사창가에 다녀와서

그거는 안 하고 손으로 거기만 만져봤다고 나와 의류회사 다니는 그녀 앞에서 자랑하더라.


하루는 개선문 앞에 있는 세계 3대 쇼 중 하나인 리도쇼를 일행들이 함께 보러 갔다.

나와 남자 일행 몇명은 무대 맨 앞에 앉아서 젖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춤을 추는

아름다운 무희들을 넋을 놓고 감상하고 있었다.

쇼가 끝나고 의류회사 그녀가 뒤쪽 좌석에서 쇼를 보고 있었는데

무대 앞쪽에 앉은 우리 일행 남자들이 침을 질질 흘리면서 보는 것 같았다고 하더라.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할 때 의류회사 다니는 그녀가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을 갈 건데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나에게 제안했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파리에서 TGV를 타고 제네바로 가서 1박을 하고 아침에 몽블랑을 가는 일정이다.

제네바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파스타를 함께 먹었다.

호텔에 각자 방을 잡을 때 내가 방값을 아끼기 위해 트윈룸 한 개를 잡아서

함께 쓰는 게 어떠느냐고 그녀에게 말했더니 불편하다고 거절하더라.


그 날 저녁에 그녀가 제네바의 한 포장마차에서 저녁식사를 하자고 해서 들어갔는데

나에게 달팽이 요리를 먹어보라고 해서 시켰는데 입맛에 맞지 않고 토 할 뻔했다.

근데 그녀가 갑자기 다음 날 아침 몽블랑에 가지 않겠다고 하더라.  

그냥 제네바 시내를 구경하고 오후에 파리로 돌아가겠다고 일정을 바꾸는 것이었다.

나는 당황스러워서 처음 일정대로 혼자서 몽블랑에 가겠다고 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2시간 버스를 타고 프랑스 샤모니에 도착해서 케이블카를 타고

한참을 올라가면 몽블랑 정상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날따라 안개가 많이 끼어서 

밖은 온통 뿌옇게 보여서 전망을 구경할 수가 없었다. 그날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케이블카가

정상까지 가지 않고 중간지점까지만 운행한다고 해서 중간지점까지만 갔다가 돌아왔다.


몽블랑을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내려오는데 노인 한 분이 말을 걸어와서 얘기를 나누었는데

6.25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고 해서 반가웠다. 다시 제네바로 돌아와서 파리행 TGV 열차안에서

그녀와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열차 안에서 만난 그녀는 삐져서 별 말이 없었다,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몽블랑에 갈 생각이 없었고 날 꼬셔서 제네바로 가서 제네바 시내에서

라만 호수를 거닐며 함께 구경할 생각이었는데 눈치 없는 내가 혼자 몽블랑에 가버리니 삐친 것같았다.


그 다음날 호텔에서 아침식사가 끝나고 각자 어디로 갈 건지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의류회사 그녀는 오르세 미술관을 간다고 했고 다른 여자 한 명은 향수전문샵에 간다고 했다.

의류회사 그녀는 피부노화방지크림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난 의류회사 그녀와 함께 가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아서 다른 여자와 향수샵에 가기로 했다.


샤넬 향수는 넘버 5와 넘버 9가 특히 유명하다. 파리 시내를 거닐면 온통 샤넬 향수 냄새가 가득하다. 그 만큼 프랑스 사람들은 향수를 많이 뿌린다. 한국인들은 체취가 별로 없지만 서양인들은 몸에서 나는 체취가 강해서 향수를 많이 뿌린다. 향수샵 구경을 하다가 의류회사 그녀가 피부노화방지 크림을 사고 싶다고 말한 생각이 나서 그 크림을 한 개 샀다.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라 드골공항에서 노화방지 크림을 그녀에게 주면서 말을 걸었더니 

그녀는 단단히 삐쳐 있었다. 나에게 뭘 모른다고 하더라. 맞다. 난 여자에 대해 몰랐다.

연애도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여자 마음을 잘 몰랐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녀 연락처를 몰랐지만 그 당시는 한국통신에서 발행한 인명전화번호부가 있어서 그녀의 집 전화번호를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그녀는 서울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고 있었고 나는 지방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녀에게 전화를 해서 주말에 시간이 되냐고 했더니 엄마집에 간다고 하더라.

그 후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애 엄마가 되어서 잘 살고 있겠지...행복하길 바란다.

가끔 그녀 생각이 나면 태진아의 노래 하나가 떠오른다.

추천1

댓글목록

살무사 작성일

연 아닌 듯
아량 넓은 여자 만나시길
남자 배포가 있고
고집도 있으면서
성실 중요하죠
여잔 남자를 좀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 좋고요
성격 중요하묘
그담 직업 그리고 학벌 외모죠
댁 또 연락까정 했는데도 ¿
그런 걸 보믄 인연 아닌 검다
평생 시달림 피곤해요
착하신 분 같은데
멍씨요

잘 헤어지신 검다
즐저요
저는 저녁 먹네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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