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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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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심 댓글 6건 조회 913회 작성일 23-11-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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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 보사님 글 

"삶을 대하는 자세" 보면서 

이번 입원하여 느낌을 그대로 ~ 




그 날 오후 3시경 응급실에 도착 

1~5분 사이라 생각한다


목 후두개가 외부 바이러스로 

급성후두개염 이라는 병명으로 

염증이 발생하여  부어 오르면서 

기도가 막혀 스스로 호흡이 되지 않아 

서서히 의식이 가는 순간이었다 


아 ~ 사람이 죽을 때는 이렇게 죽는거구나 

이렇게 편안 하구나 

정말 너무 편하다 

의식이 점점 희미해 가고 

아무도 보이지도 않고 ~ 

가족도 친구도 단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 그냥 백지 상태 

너무나 조용하고 안락했다 

살고 싶다는 생각은 1도 없었다 

그대로 죽기를 간절히 바랬다 ~ 정말

아 ~ 이제 더이상 힘들게 일하지 않아도 되는구나 ~ 라는 생각뿐 

이것이 죽음 직전 내가 느낀 것의 전부다 


그 사이에 급 도착한 

의료진에 의한 목 내시경 보는 순간 

이 환자 빨리 수술실로 옮기라고 하는 

소리가 점점 가늘게 들리는데 


나는 순간 

이제 이렇게 죽어 가는구나  

여기까지가 내 기억이다

그 다음은 기억에 없다  


나는 그렇게 죽었다

그런데 갑자기 심한 통증과 고통이 밀려오며 

찾은 의식 ~ 누군가 내 손을 꼬옥 잡고 있었다 

아빠 ~ 아빠 ~ 아빠   ~ 아들 이었다 

응급실에 보호자 1인만 들어올 수 있었기에 


순간 나는 ~ 뭐야 

내가 왜 다시 살았어 

엄청난 고통이 따르면서 

의식이 돌아 왔다고 하면서 잠시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중환실로 옮겨졌고 

도착과 동시에 간호사들에 의해 

두팔과 두다리를 침대에 결박 시킨다 

어염풋 눈에 보이는 주렁주렁 달려있는 수액들

목에 구멍을 뚫어 호스가 들어와 있어

입을 열어도 말소리가 나지 않고 

온갖 전기선이 몸에 매달려 

산소 체크 심장 박동 체크 자동 혈압 체크 등등 

침대 뒤와 양쪽으로 장비가 줄을 섰다 

계속 차오르는 가래 

가래를 호스로 빼내는 고통이 계속이어진다 


간호사는 큰소리로 소변은 기저귀에 보세요 

한번보면 바로 침대봉을 치라고 한다 

수액을 많이 맞으니 소변은 수시로 나온다 

받아 들이기 어려웠다 

4번째 보고나서 간호사에게 결국 잔소리 잔소리 듣고 

간호사 여러명이 와서 훌로덩 벗기고 씻고 갈이 입히고

자존심 완전 무너진 생애 첫 경험 ~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메트피까지 바꾸고 ~ 또 잔소리 한다 

한번 보면 신호를 보내라고 ~ 


그 중환자실은 한라인에  6명씩 

3개 라인에 18명이 있었다 ~ 고개들면 대충 다 보인다

완전 전쟁터가 따로 없다 


나는 그날 밤 

수 없이 다시 외쳤다 

왜 내가 살아서 이 고통을 받아야 하나

분명히 죽었는데.


통증과 고통 그리고 가래로 기도가 막혀 

호흡이 되지않아 다시 죽고 싶다는 생각이 

수도 없이 느껴졌고 


순간 순간 

오로지 나 혼자였다 

아무도 없었다 

말도 할 수 없었다 

오로지 이대로 죽게 해달라고 간절한 바램뿐 


나는 적어도 사람이 죽을 때 

뭐 이런저런 사람도 만나고 싶고 

동안 못한 말도 하고 싶다고 하던데 

난 알았다 

그냥 편하게 죽는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


그래 이제 나만 많이 사랑하고 살자 

가능한 나를 위해 살자로 ~ 완전 180도 바뀌었다 





 


추천8

댓글목록

best 보이는사랑 작성일

잘 생각하셨음다.
인생은 혼자 가는 거랍니다.
비우고 내일 훌쩍 떠나도 후회없이
오늘을 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며 사랑하며
보냅시다.
삶의 마지막은 질병으로 고통스럽게 유지하다가
마약성 진통제 맞으며 의식이 희미해져서 죽기는 싫은데...뜻대로 살아지진 않아서...ㅠ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생각나면서 웰 다잉을 생각해 봅니다.ㅠㅠ

좋아요 1
best 야한달 작성일

죽음에 다다르면
살아온 생이 주마등처럼 스친다는데
다 개뻥인가요?ㅋ

청심님 동안 너무 훌륭하셨으니
이제부터 청심님의 시간 나에게 주는
보너스 팍팍 쓰세요ㅎ 그게 무엇이던간에요

좋아요 1
야한달 작성일

죽음에 다다르면
살아온 생이 주마등처럼 스친다는데
다 개뻥인가요?ㅋ

청심님 동안 너무 훌륭하셨으니
이제부터 청심님의 시간 나에게 주는
보너스 팍팍 쓰세요ㅎ 그게 무엇이던간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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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 작성일

저는 상황이 주마등 같은 것도 없이
의식이 가는데
그저 혼자였고요
아무도 보이지 않고
아무 생각도 없는 백지 상태
너무나 좋았습니다  ~ 편안하고

다음에 진짜 죽을 때도 그렇게
갔으면 참 좋겠습니다 ㅋㅋ

네에 앞으로는 저에게 팍팍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요 0
보이는사랑 작성일

잘 생각하셨음다.
인생은 혼자 가는 거랍니다.
비우고 내일 훌쩍 떠나도 후회없이
오늘을 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여기며 사랑하며
보냅시다.
삶의 마지막은 질병으로 고통스럽게 유지하다가
마약성 진통제 맞으며 의식이 희미해져서 죽기는 싫은데...뜻대로 살아지진 않아서...ㅠ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생각나면서 웰 다잉을 생각해 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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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 작성일

맞습니다
이번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죽을 때는 혼자구나
그리고 제 자신이 이미
죽음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원중 병원에 비치 되어있는
연명치료을 거부 할 수 있는
법적인 제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곧 시간이 되면 면담을 통하여
신청하려고 합니다

연명치료를 받지 않는 것 또한
웰 다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에 대한 쿨한 생각
많이 공감합니다

좋아요 0
보이는사랑 작성일

건보에 가서 하면 됩니다.ㅎ

좋아요 0
청심 작성일

아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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