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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런 사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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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참쾌활한섬 댓글 14건 조회 1,780회 작성일 21-09-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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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93년 8월 21일(정조17년) 여름밤,

때는 삼경(밤12시 전후)인데, 분명 보름밤이건만 이 날은 참으로 괴이했다.

남동쪽 하늘에 저만치 노니던 달이 점점 처마에 걸려 그 무엇에 잠식당한듯,

급기야는 초승달도 아닌것이 여인네 눈썹마냥 오묘한 모양새로 변했다.

참으로 본적없는 요상한 광경에 가뜩이나 잠이 안와 뒤척이던 서른 다섯 먹은

사내는 그 밤, 완전히 잠을 잃고 그 광경을 더 자세히 보기위해 사립문을 밀치고

저잣거리로 나왔다.


자시(子時), 이 야심한 시각에 사방거리는 고요하고도 괴기한데, 부분월식의

숨은 달을 피해 언뜻 알듯도 모를듯도 한 한쌍의 남녀가 밀회를 즐기고 있었으니,

사내는 얼릉 건너편 담벼락 아래 몸을 숨겨 낮은 자세로 이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손으로 쓰개의 목도리를 드잡은 여인은, 사내의 눈길이 당연한듯 부담인듯

월식에 몸을 가린 보름달만큼이나 오묘하게 몸을 뒤틀고, 마음 바쁜 사내는 그런

여인을 힐책하듯 재촉하듯 서두르는데, 여인은 여전히 내숭스런 배배꼬인 스텝으로

하여 달뜬 사내맘이 온통 급하기만 하다.


이 날, 농밀하고도 농염한 이들의 행태를 크로키하던 사내는 조선의 화공 신윤복이었다.

그가 그린 아래 '월하정인'은 이렇게해서 탄생했다.

[♧자료출처: 다음백과 '과학향기'에서 인용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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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왔는데, 댓글답을 써 드려야 마땅한데 이제 늙었는지 댓글

쓸 엄두가 안나네요. 그런데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몇몇 댓글들은 담박에 누구였는지

가늠이 되네요. 글투도 말투처럼 변함없이 그 사람을 나타낸다는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댓글을 보면서 많이 반가웠습니다.


게시판 글을 읽다가 저도 보태고 싶은 마음으로 개인적 견해를 써볼까합니다.

서양화와 동양화는 기본적으로 쟝르자체가 다르다보니,

사실화를 기준으로 잡았을때, 서양화는 '원근'과 '빛'을 중시 여기므로 입체감이 생명이고,

동양화는 선과 면을 기조로한 평면 구성이 많아, 더 여백의 미를 강조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동양화, 특히 인물풍속도를 감상할때는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 많이 집중하는

편입니다.

미술사에서 보면,  지금은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원근법을 서양에서도 본격적으로

미술에 사용한것은 실은 그리 오래되진 않습니다. 15세기 초 건축가 필리포 부르넬리스키

가 원근법의 수학적 법칙을 발견하여 몇가지 기본원리를 수립하고, 그 후 마사초가 그림에

응용한게 본격적인 원근법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빛을 중요시하는 인상파의 출현은 19세기 후반입니다. 인상주의는 다들 잘 아실꺼같아 생략

하고, 여튼 그래서 모든 그림은 출발이 다르므로 기본 감상틀 또한 다를수 있음을 살짝 피력해

봅니다. 그리고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점에 따라 감상 방법 또한 다 다르므로 감상평을 가지고

누가 맞다 틀리다 할 수 없고, 저마다 보는 느낌 그대로가 그 사람만의 감상이라 인정해 주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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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정인'속 남녀의 몸짓도 그렇지만 표정도 잘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얼굴 연식을 보면, 어느 정도 연령이 느껴지는 완숙함이 있고, 표정또한 풋풋하거나

설렘이 아닌, 그야말로 불.륜에서 느껴지는 농밀함이 엿보입니다. 남자도 여자도 고분고분

하지않은 한성격 있을거같은 도도함도 보이고, 특히 남자와 여자의 눈과 입을 보면, 서로

불.륜은 하고 있으되 '달콤함'이 감지 되지 않는 음흉함 마저 있는듯 보입니다.

그럼에도 반쯤 꼬아 교태로운 여인의 심중은 사내를 곁에 잡기 위함이고, 부드럽지 않은

사내의 재촉은 여인의 높은 인기와 사내가 상층의 신분임을 짐작케 합니다. 따라서 여인은

여염집 규수는 아니며, 머리 올려준 이가 따로 있는 기방 아낙네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튼 이 두 남녀의 표정은 개기월식이나 부분월식만큼이나 오묘하다고 보여집니다.

볼때마다 매력적이고 재밌습니다.


재미로 해본 모작이지만, 저는 이 표정을 흉내내기도 힘들었고, 뭐든 밝고 환한게 좋아서

표정은 일반적인 청춘남녀의 만화같은 산뜻함으로 바꿔보았습니다. 그래서 원작의 깊이감이

구십구분의 일도 느껴지지 않은 조잡한 모작이 되어버렸습니다. 배치 또한 가로형 원작을

6호 정방형에 무리하게 집어넣다 보니 답답한 느낌도 있고... 흘림체 한문과 낙관도 억지로

흉내내다...그저 부끄럴 따름입니다. 저 여인네처럼 부끄러워 몸을 배배 꼴 지경이지만.....

재미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에도 또 모작 사진 올려드릴께요.ㅎ 

 

추천7

댓글목록

best 댓글러 작성일

글면 하춘화 노래나 들읍시다
사랑이 야속하드으라아

좋아요 1
best 호랑사또 작성일

글러님 요즘 댓글이 영 글렀..
모 안존일 있으신가바요.
힘드시면 잠시 쉬셔도 누가 모라 안해요;;

좋아요 1
이랭말 작성일

그거시 긍까
익살스런 표정의 여인네가 입은 쓰개치마 빛깔이
어찌나 화사한지 구여운 아자시 도포 자락에도
스며들었들었더라구요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섬님 고마아요

좋아요 0
하투순 작성일

어떤 사람 있냐고 물어보능겨?ㅋㅋ
으잉?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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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러 작성일

정신차려 하투순
월하의 공동묘지 가서 담력 훈련 받으러 가야쓰겄다
언능 한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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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투순 작성일

아니...제목도 좀 봐보라구~~((((((((ㅋㅋ

좋아요 0
댓글러 작성일

참 똑똑하신 울썸님을 봐서 너무 조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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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사또 작성일

미리 공부하게 다음 모작명 알려 줘봐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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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러 작성일

춘화 모작 부탁드려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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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사또 작성일

검색하고 왔는데..흠
몬 동물의 왕국도 아니고 왜 글세욤...ㅡ.ㅡ
춘화는 따로 공부 안해도 알것 같습니다.

좋아요 0
댓글러 작성일

글면 하춘화 노래나 들읍시다
사랑이 야속하드으라아

좋아요 1
호랑사또 작성일

글러님 요즘 댓글이 영 글렀..
모 안존일 있으신가바요.
힘드시면 잠시 쉬셔도 누가 모라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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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러 작성일

( 갑자기 훅~들어오다뉘..몹시 당황되도다)

좋아요 0
호랑사또 작성일

제가 가끔 앞뒤없이 상대를 당황 시키네요..
흠 이넘의 키보드를 씨버먹어 버리겠다아.

좋아요 0
댓글러 작성일

저두 개기월식때 한복입은 여인과 만나고 싶어요

좋아요 0
호랑사또 작성일

하지마아아.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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