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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란 무엇인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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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도준 댓글 21건 조회 1,591회 작성일 22-12-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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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금홍이가 새 차를 뽑았다고 했다.

선물을 사러 강남 교보문고를 갔다.

차에서 먼지떨이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미니에어건을 사기 위해서다.

전에 봤는데, 컴팩트한 메탈 소재 디자인이 금홍이 새 차와 어울릴 거 같았다.


강남 교보타워 사거리에는 랜드마크 빌딩이 2곳 있다.

붉은 점토벽돌로 지은 교보타워와

건물 외벽에  송송 구멍 뚫린 콘크리트 박스를  덮은 듯한 어반하이브 빌딩 (도시 속의 벌집 이란 뜻)이다

그중 압권은 당연 교보타워이다.


회색빛 콘크리트와 금속이나 유리로 된 커튼 월 방식의 모던하지만 차가운 빌딩이 즐비한 강남에 벽돌로 쌓은 고층 건물은 교보타워가 유일하다.

다른 빌딩에선 볼 수없는 중후하고 엔틱한 느낌을 들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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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 들어가, 선물을 사고, 블루투스스피커 매장, 몽블랑매장, 문구점을 구경하고 책을 보러 갔다.


진열대 위에 안 읽은 김훈선생의 책이 보인다.

<저만치 혼자서>라는 단편소설집이었다.

첫 장을 넘긴 순간,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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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이 해안을 바싹 압박하면서 가파른 경사로 물에 잠겼다.

해안단애가 끊어지는 자리마다 포구마을이 들어섰고 무덤들은 경작지나 야산 어디에나 돋아났다.

마을들의 이름은 포,진,항 자 돌림으로 제가끔이었지만 어느 마을이나 앞에는 바다, 뒤에는 산이였고 생선 쓰레기가 썩는 냄새와 어업용 디젤이 타는 냄새도 해안의 여러 마을들이 다 똑같았다




단지 4줄의 문장인데, 동해안 어느 어촌의 모습을 높은 산에서 한참을 내려다보고 또, 마을 곳곳을 거닐며, 보고 듣고 만지고 냄새 맡고 묘사한 듯, 어촌의 이미지가 날 것으로 다가온다.

저 글의 완성에는 당연 집요한 관찰과 탐구와 사색이 필요하겠지만,

선택에서 버려진 무수한 문장들이 있었을 것이다

쓰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어려웠을 선택의 과정을 통해 다듬어진 글이기에 정돈됨과 성찰이 느껴진다

위 문장이 실린 <명태와 고래>단편을 진열대 앞에 서서 전부 읽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문단에 김훈선생이 계시다면,

우리 미즈위드에는 우리 야한달님이 계신다.

너무도 멋진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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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누군가의 닉이 이 글의 모티브였을 것이다.

좋은 글에는 기승전결의 전 혹은 결에 반전이 있다.

반전을 통해 글은 입체감을 띄게 되고 주제가 돋보여지게 된다.

첫 도입부도 너무 좋고,

몸 한곳에 새겨진 푸르스름을 난 누구보다 오래 간직하고 있었다

라는 반전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

그 푸르스름이 무언지 모르겠고, 간직하고 있었다 라는 표현에서

지금은 없어진 거 같기도 하지만, 그냥 야한달님을 행복하게 하는 마음속 어떤 순수함 같은 걸로 이해하고 싶다.

그래서 오랫동안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내 나름의 편한 결론을 내리고 싶어진다



저녁을 먹고 들어온 사무실,

나 홀로 앉아, 오지 않는 메일을 기다리며 장황하게 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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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하이브 빌딩

교보타워 대각선 코너에 있는 건물이다

고층빌딩을 가까운 거리에서 찍다보니, 멋진 빌딩이 초라하게 보인다 ㅜㅜ



59961a76de6fcb47cd9482f72bd3eb52_1671536616_715.jpg
 

선물용으로 산 미니 에어건이다.

한손에 잡을 수 있는 그립감도 좋고, 나름 무게감도 있다
더욱이 좋은 건 바람이 무지 쎄다는 거

금홍이가 좋아해야 할텐데..

추천23

댓글목록

best 진도준 작성일

칭찬은 감사하나,
저..정신 잃은 적 없었는데요..

좋아요 5
best 나빵썸녀패닝 작성일

와 사진 좋아효~

교보타워빌딩 첫 개장날이라고 하나요?
그 날 저랑 제동생 제동생친구 셋이
몇층인지 모르지만 트리오 연주했네요

쏠쏠한 알바비 좋드만요 ㅎ

좋아요 4
best 야한달 작성일

과한 칭찬 몸둘바를 모르겠으나
일단 덥석 받고ㅋ
마, 쎄리마 정진 하겠슴다
부잣집 막내아들 칭찬이라
너무나 조아~여ㅋ

좋아요 4
best 돌아온냥이 작성일

캬~~
역시
재벌집 막내아들답게
차도남 ㅋ

좋아요 4
best 진도준 작성일

앙~지금 바뽀~
라는 소리보다 훨씬 났군요
우리 미라클 사옥 로비에서 연주회 해주시면
참 좋겠는데 마리죠

좋아요 4
푸르스름한거에대한소 작성일

그럼 그 분 금홍 분 하고는 잘 되시는 검꽈?

좋아요 0
푸르스름한거에대한소 작성일

저는 종각 광화문 교보가 좋던데요

좋아요 0
푸르스름한거에대한소 작성일

7
와우
정신 차리셨군요
멋집니다
찬찬히 읽어보묘
짐 버스요
사진 굿굿
글도요
굿굿
엄지척
^^~

좋아요 0
진도준 작성일

칭찬은 감사하나,
저..정신 잃은 적 없었는데요..

좋아요 5
돌아온냥이 작성일

캬~~
역시
재벌집 막내아들답게
차도남 ㅋ

좋아요 4
진도준 작성일

많은 위로 부탁해요 냥이님
할아버지 잃은 제맘을요

좋아요 2
아이비 작성일

이판 유지님  진도준으로 개명 하셨군요~~~

신차 구입한 금홍님 줄 선물이 맘에 드는 이유는~~~~
첫째  이뻐서~~~~
두째  먼지 털이 성능이 좋아 보여서~~~~

세째  무서운 비상 상황시 휘둘러댈 무기로 쓰기에도
          완전 좋아 보여서네요~~~ㅋ

좋아요 3
진도준 작성일

안녕하세요 아이비님
아이비님의 평을 들으니 흐뭇해집니다.
방금 집에 들어와서 씻고 맥주마시면서 댓글 답니다

좋아요 1
야한달 작성일

과한 칭찬 몸둘바를 모르겠으나
일단 덥석 받고ㅋ
마, 쎄리마 정진 하겠슴다
부잣집 막내아들 칭찬이라
너무나 조아~여ㅋ

좋아요 4
야한달 작성일

아 금홍이는 좋겠네여ㅋ

좋아요 1
돌아온냥이 작성일

재벌집 막내아들  칭찬 받은언니
부러워서
심통내지 않을까? 푸르딩딩이 ㅋ

좋아요 2
야한달 작성일

나빵 얼굴 올라오면
바루 지 사진 올리듯
시를 지어 올리지  않을까? ㅋ

좋아요 0
돌아온냥이 작성일

ㅋㅋㅋㅋㅋㅋㅋ
야달이
나빵이 하면 나도 한다?
ㅋㅋㅋ

좋아요 0
진도준 작성일

또 또 오래비 쌩까고 언니랑만 수다 떰?

좋아요 0
돌아온냥이 작성일

나?
 
나보다 어빠 이기 힘든나이일텐데 ㅋ

좋아요 0
진도준 작성일

미안해요 냥이누나

좋아요 0
진도준 작성일

아뇨 참 좋았어요
정진하지 마세요
힘들어가니까요
야한달님 댓글도 재밌고,
암튼 계속 보여주세요

좋아요 1
나빵썸녀패닝 작성일

와 사진 좋아효~

교보타워빌딩 첫 개장날이라고 하나요?
그 날 저랑 제동생 제동생친구 셋이
몇층인지 모르지만 트리오 연주했네요

쏠쏠한 알바비 좋드만요 ㅎ

좋아요 4
진도준 작성일

당신 사진만 보고 글은 안 읽었지?
솔직히 말하면 용서 안 해줌

좋아요 1
나빵썸녀패닝 작성일

설거지하느라 후딱 훑고 시방 다시 읽

좋아요 0
진도준 작성일

앙~지금 바뽀~
라는 소리보다 훨씬 났군요
우리 미라클 사옥 로비에서 연주회 해주시면
참 좋겠는데 마리죠

좋아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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