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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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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낭만오빠 댓글 4건 조회 890회 작성일 23-03-0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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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이라는 단어는 땅떼 영감이 얘기한 바와 같이 <도련님>이란 소설로 잘 알려진 일본의 소설가 나츠메 소세키가 처음 프랑스어 roman을 한자 취음으로 浪漫이라 적었다고 하나 확실한 증거는 없다. 浪漫의 일본식 발음은 '로만'인데 우리 나라에 들어오면서 발음이 '낭만'으로 된 것 같다. 실제 일본에서는 浪漫이란 단어보다는 '로만칫구(ロマンチック)'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낭만은 많이 사라졌다. 초고속열차, 초고속 인터넷, 스마트폰 등 모든 것이 초고속시대로 바뀌면서 기다림이 없어지고 즉흥적이고 빠르게 변하면서 낭만도 함께 많이 사라졌다.


어릴 적 부산에서 살았는데 큰 누나가 강원도 군대에 있는 형과 사촌형, 서울에 있는 육촌형과 편지를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큰 누나는 평일에는 직장 다니느라 바빴고 일요일이 되어서야 집에서 편지지에 정성들여 편지를 쓰곤 했다.


고딩 때 친구놈은 일본 여자애와 영어로 펜팔을 했다. 친구가 서툰 영어로 국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사진을 보냈더니 일본 여자애가 잘 생겼다고 칭찬하더라. 대학 1학년 때 기숙사 앞방에 있던 친구는 여고생과 펜팔하기도 했다.


떨어져 있는 그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감정

아름다웠던 추억을 회상하는 것

대학시절 기숙사 친구방에서 기타를 치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던 시간

강촌에 MT 가서 저녁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모닥불, 젊은 연인들 같은 노래를 부르는 것

이대 앞과 대학로에서 여대생들과의 미팅

파리에서 그녀와의 추억


낭만이란 시간적 여유와 느림의 미학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그런데 초고속시대에는 기다림이 없다.

즉각 통화하고 즉각 문자를 보내고 답장이 온다. 


초고속시대가 열리면서 그리움도 함께 사라져갔다.

보고 싶으면 초고속 열차를 타고 가서 만나거나 화상통화를 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간다.

편리함을 얻었지만 낭만을 잃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사람들과의 관계는 줄어들고 혼밥, 혼술, 혼영이 많아졌다. 낭만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데 혼자 즐기는 것도 낭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낭만이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기계적으로 일하고 돈 벌고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살더라도 낭만이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추천6

댓글목록

vivace 작성일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 온 우리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세대를 살아내야 하기에
조금은 버벅대며 숨가쁘지만
우리의 기억에 남아있는 그시절의 낭만이 있기에
요즘 젊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여유로움이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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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오빠 작성일

vivace 하면 쇼팽의 흑건과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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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ce 작성일

제가 이 닉을 짓게 된 이유는
빠르게 경쾌하게... 이 부분이 맘에 들어서인데
어째 제가 위에 써놓은 댓글과는
상반된 느낌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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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오빠 작성일

andante나 largo, adagio로 바꾸세요~ ㅎ
때로는 빠르고 경쾌한 느낌도 좋을 때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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