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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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도준
댓글 10건
조회 1,054회
작성일 23-03-17 19:15
본문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한다.
우리의 선택에 따라 우주의 운행은 달라진다.
우주는 내 의식과 의지의 투영이기 때문이다.
내가 취한 선택이 이루어진 공간이 이곳이고
내가 버린 선택은 다른 차원의 시공간에서 이루어져서 또 다른 우주가 탄생된다.
이것이 다중우주, 즉 멀티버스인 것이다
(multiverse : multi 다수의 universe 우주)
얼마 전,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엣원쓰( 모든 것, 모든 곳, 한꺼번에 /줄여서 에에올) 영화가
7관왕을 차지했다.
80년대 기라성 같은 남자 쿵후 스타가 즐비한 홍콩에서
예스마담으로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했던 양자경이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와호장룡에서 사랑하는 주윤발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양자경의 그윽한 눈매가 떠오른다.
멋있어 양자경 ♡♡
영화관을 검색해서 신사동 브로드웨이를 갔다.
강남에 있는 영화관 중 가장 후진 곳이다.
기존에 있던 건물을 영화관으로 대충 리모델링을 해서인지
층고는 낮고 공간은 좁아서 그 옛날 3류 동시상영관과 흡사하다.
늦은 밤 영화가 끝나고 나설 때는
으슥하고 미로 같은 복도와 계단을 헤매고 나서야 한다.
공포영화의 세트장 같은 느낌이다.
영화는 일종의 SF장르이지만, SF영화에서 필연적인 CG가 없는 아날로그 감성이다.
다중우주라는 거창한 주제이지만, 주요인물은 엄마 아빠 딸의 3명의 가족과
영화적 공간도 집과 국세청일 뿐 심플한 구조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미친 상상력을 보여준다.
이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기적은 가족의 탄생이다.
어떤 확률로도 예측할 수 없는 남녀의 만남이 새생명의 탄생을 만들고
가정을 이루는 이야기는 관계의 미학의 극치이다.
사람은 저마다 거대한 우주이고 서로에게 환경이 되는 존재이다.
관계를 통해 다른 우주와 접하게 되며 무수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 무수한 사건을 해결하고 풀어나가는 과정이 우리의 삶인 것이다.
양자경 역시 많은 사건과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가족 간의 갈등, 세탁소의 세무조사 문제 등
모든 것이 절망스러운 환경이었다.
양자경은 버스점프 ( 다른 차원의 우주에 존재하는 나에게 가는 것)를 통해,
살아오면서 버려진 선택들이 실현되어 생성된 다른 우주 속의 나의 힘을 빌려서
현재의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한다.
그 과정은 기발하고 웃기다
2시간 넘게 우주를 횡행하던 영화가 끝나고 집에 갈 시간이다.
몰입돼서 재미있게 봤다.
50석 정도 되는 작은 영화관에서 바로 앞자리에 앉는 넘이 자기 연인에게
머리를 들이밀고 키스하는 걸 본 거 이외는 말이다.
한 5번 정도 한 거 같았는데, 확 그냥 남자들만 사는 다중우주로 날려버리고 싶은 맘이 들었다.
늦은 밤 도산대로는 밤하늘을 쳐다볼 틈도 안 주는
인공의 불빛들이 현란하게 지배하고 있다.
밤하늘의 별은 안 보이지만, 지금껏 후회되는 그 옛날 버려진 나의 선택이 실현되고 번성하고 있는 다른 우주로 버스점프해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우주에선 버스점프대신 421번 버스를 타고 집에 가야만 했다
댓글목록
호랑사또 작성일
단순한 가족영화 일줄 알았는데
대단한 이야기가 있었네요.
마블 팬 이다보니 멀티버스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일부러 찾아봐도 될만큼 흥미롭네요.
훌륭한 배우가 나오기도 하니 더더욱이.
감사합니다.
아이비 작성일
흥미로운 감상평 읽으니
저 영화 꼭 보고싶어 지네요~~~
몇꼭지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많은게 연속적으로 달라지겠죠~~~?
이번 생은 그냥,,, 이렇게 고고 씽~~~ㅋ
버스점프해서 내 이름좀 찻아주에요
엉엉
암것도 안거드렸는데 바로가기 없어지고
내 이름 못찾고 있어요ㅜ
잉크 작성일
그날 그시간에
버스 점프 대신에 도준님 탄
421 버스에 나도 타고 있어쪄
뼁이야요 ㅋㅋ
진도준 작성일
가족이야기 맞습니다
가족 개개인이 저마다의 우주이고
그 우주간 충돌을 해결하고자, 다중우주가 필요했고
버스점프를 이용해서 결국은 전우주적 가족영화가 된 셈이죠
근데,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3탄 언제 나온대요?
1,2편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마리죠
노을 작성일
영화 평론가를 하셔도 될만큼 진지하고 솔깃한
감상평 잘 읽었ㅎ
인간의 상상력은 얼마나 무한대인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멀티버스는 또 얼마나 많은지
내가 얼마나 작은세상에 갇혀 살아왔는지
흥미로운 영화임엔 틀림없네요
그래도 마지막에 남는 장면은 영화관 연인들의
다섯번의 키쓰ㅠ 아 음란마귀ㅋ
진도준 작성일
잼없는 글을 진지하게 읽어주셨군요
감사합니다 노을님
화면에선 현란한 다중우주가 펼쳐지고
바로 앞에선, 키스우주가 리얼루 펼쳐지고
두 우주사이에서 방황하다, 결국 음란마귀가 이겼습니다
키스우주에 머물렀습니다
역시 우주는 음란마귀 우주가 딱이지마립니다
잉크 작성일
그날 그시간에
버스 점프 대신에 도준님 탄
421 버스에 나도 타고 있어쪄
뼁이야요 ㅋㅋ
진도준 작성일
뻥 아닌 거 압니다 잉크님
양자경 닮으셨더군요
아는 체 하고 싶었는데 못했습니다
옆에 앉은 잘생긴 남자때문에요
부러웠습니다.
눅우세요?
아이비 작성일
흥미로운 감상평 읽으니
저 영화 꼭 보고싶어 지네요~~~
몇꼭지 바꾸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많은게 연속적으로 달라지겠죠~~~?
이번 생은 그냥,,, 이렇게 고고 씽~~~ㅋ
진도준 작성일
아이비님 흥미로웠어요?
보람을 느낍니다
다중우주론은 일부 이론물리학자들이
내세우는 주장입니다
전혀 터무니없는 가설은 아니죠
물론 검증 안 된 이론이긴 하지만요
불가에선 우주는 자신의 자의식이 만든 허상일 뿐
실체가 없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들의 다양한 의식과 무의식이 만든
다중의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 될까요
죄송합니다
제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한 썰레발이였습니다
아이비님의 이번 생은 항상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버스점프해서 내 이름좀 찻아주에요
엉엉
암것도 안거드렸는데 바로가기 없어지고
내 이름 못찾고 있어요ㅜ
진도준 작성일
이름을 잊어버렸군요
은하계 저편넘어 알파버스란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선 달님이 첫사랑이 이루어져서 살아가는
또 다른 우주입니다.
알파버스에선 달님은 유명한 소설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달님을 시기하던 악당 조부타파키란 놈이 있습니다
조부타파키가 버스점프 기술을 습득해서
이곳 우주로 날라와 달님 닉을 뺏어간거 같습니다
제가 알파버스로 버스점프해서
조부타파키를 혼내주고 야한달 닉을 가져오겠습니다
근데,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알파버스로 버스점프하기 위해선
제 손가락 사이를 날카로운 종이를 세워서
4번이나 베어서 피를 나게 해야 합니다
모르고 베어도 섬찍한데,
자기가 자기손을 베게한다는 거 정말 어려운 숙제입니다
그래서 그냥 안 할라구요
미안합니다 나달이야님
호랑사또 작성일
단순한 가족영화 일줄 알았는데
대단한 이야기가 있었네요.
마블 팬 이다보니 멀티버스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일부러 찾아봐도 될만큼 흥미롭네요.
훌륭한 배우가 나오기도 하니 더더욱이.
감사합니다.
진도준 작성일
가족이야기 맞습니다
가족 개개인이 저마다의 우주이고
그 우주간 충돌을 해결하고자, 다중우주가 필요했고
버스점프를 이용해서 결국은 전우주적 가족영화가 된 셈이죠
근데,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3탄 언제 나온대요?
1,2편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마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