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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인생이라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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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테끼밥줘 댓글 3건 조회 829회 작성일 23-11-1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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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첫눈이 내렸다.

연구실에서 숙소로 가는 길목에서

첫눈을 만났다.

아직 

홍시도 먹어보지 못했는데

가을이 이렇게 가는구나를 생각하니

조금은 서글펐다.


왜?

나는 첫눈이 온다라는 소식을 전할

거시기가 한명도 없으까?



젊은 날 

쇼펜하우어의 책을 접했을 때

뭐가 뭔말인지 이해가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서

그가 이야기 했던


"태어나서 40년은 소설을 쓰고

 나머지 30년은 소설 해설을 하는게 인생이다"란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보고 싶음 보고 싶다란 말을 하면,

그것이 행복이 되는데

왜 행복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차단하고 고통스러워 할까?

외로움을 부팅시켜 인생의 맛을 감득하려 함이 아닐까 싶다.


인생에서 고통은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온다.

이유는 

사람과의 관계를 물건과의 관계처럼 소유하려는

욕심이 고통을 잉태하지 않을까 싶다.


각설하고

나는 내가 써온 지난시간의 소설에 대해

주해를 잘 붙이고 있을까?


머리 뚜껑을 열어야 한다 했을 때

간호사에게 메모지를 부탁했고

두서없이 메모를 써내려 갔고

a4용지 석장에 쓰여진 메모지를

가족에게 전해달라 부탁하며 잠이 들었댔다.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일반실로 옮겨질 때

"가족을 만나지 못해 전해주지 못했어요"라며

내가 맡겨놓은 메모지를 내게 주었을 때

그 메모지엔 온통 "사랑한다"는 말외엔 없더라.


혹시 모를 수술과정에서의 거시기를 대신해

써 놓은 내용이였지만 

속 썩였던 막내동생, 큰누나에게 마저

사랑한다라 쓰여진 걸 보고선

"  잉간의 본성은 사랑이구나"

이후 나는 모든 잉간을 사랑하기로 했다.


그러다보니

세상만사가 행복하더라.


가족 중(조카) 수능 응시자가 있기에

수능시험에 관심을 갖었드랬다.

올 수능에 고전소설 유한준의 망해忘解(잊음을 논함)이

지문으로 등장 했다.


“ 너는 , 

네가 잊는 것이 병이라고 생각하느냐 ? 

무릇 잘 잊는 것은 병이 아니로다 . 

너는 , 

네가 잊지 않기를 바라느냐 ? 

무릇 잊지 않는 것은 병이 아닌 것이 아니로다 .


그러하니 잊지 않는 것이 병이 되는 것이고 , 

잘 잊는 것이 도리어 병이 아닌 것이다 ."


해당 지문을 접하며

나는 컴퓨터 메모리를 떠올렸다.


전원이 오프 되면 메모리가 초기화 되듯

우리 기억도 초기화 되는 순간,

알츠하이머란 병명이 확정되어지지 않을까 싶어


첫눈이 내린 어젯밤부터

잊혀져 가는 것들을 끄집어 내어

떠나는 가을에 실려보내는 중이다.




 


추천7

댓글목록

best 야한달 작성일

인간에게 확실한건 죽음밖에 없다데요
죽음에 직면해서야 피상적인 가치에
삶을 소비했구나 깨닫는다죠

고백 못하는 사정은 또 있는거니까요
나는 행복하고 상대는 폭력 당하는
고백은 안하는게 좋죠ㅋ

좋아요 1
야한달 작성일

인간에게 확실한건 죽음밖에 없다데요
죽음에 직면해서야 피상적인 가치에
삶을 소비했구나 깨닫는다죠

고백 못하는 사정은 또 있는거니까요
나는 행복하고 상대는 폭력 당하는
고백은 안하는게 좋죠ㅋ

좋아요 1
스테끼밥줘 작성일

× 댓글
O ...
@user-rdi5md8y+3c • 2년 전
1987년 낙엽이 떨어지는 계절 어느 중환자실에서 당신이 먹고싶다던 국화빵을 사리 나갔지요. 갓 두돌이 지난 첫째딸 지은에게 아빠 꼭 지켜주라고 하고요. 그러고 국화빵을 손에 쥔채로 들어온 병실이 왜그렇게 차게 느껴졌을까요. 당신은 두눈을 꼭 감았고 그게 마지막 이였지요. 가야합을 느끼고 내게 가는길 보이기 싫어서 였을까요. 그렇게 나와 지은이와 뱃속에 민철이를 세상에 두고 급하게 떠나야 했던가요. 이제 두딸의 엄마가 된 지은이 올해에 장가가는 민철이, 당신과의 약속대로 애들 잘키웠어요. 정말 힘들어 다같이 죽어버릴까 싶은 날이 더 많았어요. 그러면 당신 볼 낮이 없을까봐 당신이 더 아플까봐 이악물고 살았네요. 저 잘했다고 안아줘요. 저는 언제쯤 당신을 보러 갈수 있을까요. 항상 당신만을 사랑하는 윤희가.
1. 3.1천 도
E 332
@user-rd5md8y+3c • 9개월 전(수정됨)
안녕하세요 저는 이 댓글을 쓰신 엄마딸
지은이입니다 엄마가 2월 8일자로 눈 감으셨어요 어쩌다 엄마 휴대폰을 보다가 엄마가 이런 댓글을 쓰게 된것도 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리게 된것도
알게 되었네요 안타깝게도 알람표시가
안지워진결로 봐서는 댓글을 확인 못하신거 같아요
엄마가 쓴 글도 그리고 많은 분들이 써주신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 보았고 몇시간을 통곡을 했어요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근데 이제는 댓글
안달으셔도 될거 같아요 엄마도 저도 이제
못볼테니까요
1113
~ 35

상경길 기차안에서
유튜브 어느 곡에 딸린
엄마의 망부가에 붙여진
딸의 댓글


죽음에 이르러 피상적 가치를 깨닫는 것보단
아직 살아 있음서 그 가치를 깨닫고
삶을 풀어나가는게 행복이겠지요

나의 행복이 상대에 대한 폭력이라면
그건 행복이 아니잖아요
그건 유희라 하며 뒷맛의 개운함이 껄적지근하죠

좋아요 0
야한달 작성일

알고보면, 행복에 큰 영향을 주지않는
가치를 추구하느라 소중한걸
놓쳤다...라는 후회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에  직면해서야 하게된다
그말이죠. 그렇다네요
스테키님이 깨어나 모든 사람을
사랑하자 한것도 같은 맥락이죠

충분히 가치있는 삶을 사신분이네요
무엇보다 오래전 먼저 간 남편을 향한
마음앞에 숙연해집니다
그렇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 지나온 삶을
회고하는 댓을 가져온건
좀 뜬금포에요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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