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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면춘풍 댓글 9건 조회 344회 작성일 19-11-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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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는 동네 미용실은 10평에 4명이 종사한다.

잘 된단 뜻이다.


머리 언제 자르셨어여?

이걸 꼭 물어 보드라.

추측컨데, 머리카락은 매일 일정하게 자라니까 

역산해서 그 날짜 길이 만큼 자를라고 그러는게 아닐까.

나는 매번 먼저 이발한 때를 기억하지 못해서

처음부터 뭔가 꿀리는 기분으로 머리통을 맡긴다.


어떻게 잘라 드리까여?

이뿌게 잘라 주세요.

안경을 벗어놔 표정을 볼 순 없었지만,

아니 어떻게 지금보다 더 이쁘게 만들어 놀수가 있냐고,

하는 기색이 거울에 부딪쳐 전해 온다.


오늘은 오너 미용사에게 걸렸다.

이 양반은 특히 손이 안보인다.

가위질 소리가 풀숲을 헤치며 달아나는 들고양이처럼 재빠르고 거친데,

끝나고 나면 눈부시게 단정한 머리통이 거울 앞에 나타난다.


그 선생이 물러 나자, 아까부터 뒤에서 주춤거리고 섰던 여학생?

아가씨?가 다시 덤벼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5명이 일을 하고 있다.

여자 4에 남자 1, 손님이 없어도 북적댈 수 있는 숫자라 생각한다.


그 친구는 수습, 인턴 같다.

얼굴에 묻은 머리카락 잔재를 털어 내는 일부터 배우는 모양이다.

스펀지같은 것을 얼굴과 목에 문디기다시피 하는데

그러면 머리카락이 잘 털어질 지는 몰라도 내 살이 아프다.


평소보다 두세배 시간 걸려서 털기가 끝나고

샴푸실로 안내 되었다.


안경을 벗어논 내가 얼른 뒤쫓아 가지 못하자

그 친구는 가다 멈추고 나를 기다려 주었다.

가까이 쫓아 왔나싶자 다시 그친구는 앞서 걸어 가고,

또 다시 멈춰서 뒤돌아 보고 나를 기다렸다.

몇 걸음 안되는 거린데, 그 사이에 대단히 집요한 서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샴푸실에선 머리통이 내동댕이쳐졌다.

알다시피 미용실에선 드러누워 머리 감는다.

슬라이딩체어에 앉으면 뒤로 기대면서 스무스하게

 대구리가 세면기에 안착하는 식인데,

이 친구의 상냥한 손길은 알피엠이 좀 높달까.


머리를 감기는 손길도 상체를 누이던 솜씨와 

맥이 끊기지 않는 쎄기로 이어졌다.


샴푸를 묻히고 머리통을 문디기다시피 긁적거려서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았다.

불편한 데 있슴 말씀하세여.

조습니다.

배운 요량대로 하는 것이 분명한데 나는 자꾸 통증을 느꼈다.


행구기도 감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관된 강도로 마쳤다.

머리통이 얼얼했지만, 밖에 나가면 이보다 더한 고통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했다.


물기를 닦을 차례가 되었다.

보통은 일으켜 앉아 물기를 닦아 주는데

이 친구는 그대로 뉘어놓은 채 그러기 시작했다.

초심자라도 헷갈리기 어려운 프로세스가 아닌데도 

지극히 자연스럽게 그 자세의 머리통에다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어디 찜찜한 데는 없으시죠?

왜 그런 질문을 했을까.

조곰 어설픈 느낌이지만, 아주 시원합니다.

까르르 깕깔깔, 배운지 이틀 대써여 까르르 깔깔깔

내 대답이 맘에 든 거같다.


머리통을 수건으로 꾹꾹 감싸더니 그대로 연신 꾹꾹 눌렀다.

그러면 물기가 수건으로 잘 옮겨질 지는 몰라도 머리통은 아프다.


양쪽 귓바퀴에 찰랑찰랑 물을 담고서 드라이를 했다.

그건 다시 오너선생님이 해주었다.


카드는 12,000 현금은 11,000  가성비 좋은 이발을 마치고 우산을 펼치자

그 친구가 문까지 쫓아와 안녀이가시라고 인사를 한다.


헤어디자이너로 대성할 거 같습니다.

까르르 깔깔깔, 감사합니다 까르르 깔깔깔 


대구리에 물파스 바르고 있다.























추천5

댓글목록

best 파스 작성일

까르르깔깔ㅋㅋ
읽다가 제가 켁캑 거리네요
실습 당하고 오셨네요

좋아요 1
best 파스 작성일

귓바퀴에 찰랑찰랑 ㅋㅋㅋ
위험한 현장 무사히 다녀오신거 다행

안그래도 정글체험하고 물파스까지
감당해내는 춘풍님의 모발에 묵념을 ㅜ

좋아요 1
best 손톱달 작성일

어제는 당구 완패 하시고(산만해서 보나마나ㅋ)
오늘은 머리에 물파스를 바르시고
제법 짱나는 주말 보내시네여ㅋㅋ

좋아요 1
손톱달 작성일

어제는 당구 완패 하시고(산만해서 보나마나ㅋ)
오늘은 머리에 물파스를 바르시고
제법 짱나는 주말 보내시네여ㅋㅋ

좋아요 1
파스 작성일

시니어머피 탄생 ㅋㅋ
이쁜달님언니 하이 ~^^

좋아요 0
손톱달 작성일

파스님 하이~^^
남자들 이발하고 온 날 이쁘죠
그래두 이뻐졌음에 위로를 받으시겄지여ㅋ

좋아요 0
사면춘풍 작성일

비가 마니 오네여
물파스 희석댈라

좋아요 0
파스 작성일

독기가 좀 빠지겠으니
겁먹지마시고 덧바르셔요

좋아요 0
파스 작성일

귓바퀴에 찰랑찰랑 ㅋㅋㅋ
위험한 현장 무사히 다녀오신거 다행

안그래도 정글체험하고 물파스까지
감당해내는 춘풍님의 모발에 묵념을 ㅜ

좋아요 1
사면춘풍 작성일

물파스바르면서 파스님 생각낫습니다

좋아요 0
파스 작성일

으이그 ㅋㅋ
좀 만만쵸 닉넴이 ㅋ

좋아요 0
파스 작성일

까르르깔깔ㅋㅋ
읽다가 제가 켁캑 거리네요
실습 당하고 오셨네요

좋아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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