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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095회 작성일 19-01-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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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피곤하다.
수년간 오늘처럼 이렇게 피곤한 경우는 없었다.
일어나야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일어나지 않자 아들이 깨운다.
일어나야지 하면서도 몸이 축 쳐지며 눈이 떠지지 않는 몽롱한 상황에서 이제
수요일인가 하는 생각은 어떤 암담함까지 주는 듯 했고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큰 잘못을 한 후 들킬 때처럼 덜컹한 마음이 들기도 했으며
그 암담함과 덜컹함이 체념으로 이어진 심정이기도 했다.
일어나야 하는가.
출근해야 하는가.
일어나서 출근해야 하는 건 내가 선택할 상황이 아니다.
출근하지 않을 선택의 권리가 나에게 있으나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그 선택이 세상과의 타협된 순응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나는 그 순간에 선택을 해야 했다.
벌떡 일어나 아들을 한번 안아주었다.
출근 후
비타500을 한 병 마셨고,
커피를 한잔했고, 녹차를 한잔 만들어 책상에 앉았다.
일어나면서 느꼈던 불필요한 생각들은 사라졌지만, 무겁고 죽쳐지는 몸은 그대로다.
생각해보면 몸과 마음이 원하는 일을 하기가 쉬웠지 몸에 약이 되는 행동을
한 적이 있나 싶다. 비단 건강 문제가 아니어도 탈이 나기 전에 돌보고 아껴야하는데
꼭 고장이 나고 문제가 생겨야 관심을 가지게 된다.
아무리 멀쩡한 몸이라도 돌보지 않고 오래 사용하면 고장이 나고
빨리 늙어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늘 몸이 원하는 것과 몸에 좋은 것을 선택할 때는 원하는 쪽을 선택한 결과로
이제는 마음과 몸이 싫어하는걸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
선택은 그런 것 같다.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나를 만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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