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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한테 폐렴 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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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946회 작성일 19-01-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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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폐렴에 걸렸습니다.

병원 가라해도 말도 안듣고 2주째 콜록 거리더니 나한테도 옮겼나 봅니다.

남편 열난다기에 편히 휴식 취하라고 혼자 애랑 씨름하고 집안일 하고 했더니만 밤늦게까지 자지도 않고 컴퓨터 들여다보고 있는걸보니 혈압이 급 상승.

병원을 가던가 아님 잠이라도 푹자고 휴식을 취하던가. 자기 컨디션 하나도 조절을 못하니.

짜증나게 한두번도 아니고 전에도 나한테 옮겨서 한동안 고생하게 만들더니 또 이럽니다.

그리고 꼭 나한테 옮기고 내가 화내면 그제야 병원가서 항생제 받아옵니다.

남편이 아기한테도 옮길까봐 시집에 아기 좀 봐달라 부탁했습니다. (친정 부모님 돌아가심)

나도 열에 오한에 와서 집에서 좀 쉬겠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시부가 옆에 엄마가 있어야하니 나도 시집에 같이 가야한다며 별 말도 안되는 소리를 계속하는데 어지러워서 대꾸할 힘도 없습니다.

남편한테 알아서 하라하고 난 증상 더 악화되기 전에 휴식을 취해야한다고 방에 들어와서 쓰러져 잠들었습니다.

일어나보니 침대가 식은땀에 다 젖어있네요.

그래도 좀 쉰 덕에 그나마 남편처럼 기침을 심하게 하지는 않네요.

그런데 정신차리고 생각을 해보니 참 씁쓸하네요.

아들은 조금만 아파도 누워 쉬라고 등떠밀면서 며느리는 아들한테 폐렴 옮아도 쉬면 안되나 봅니다.

나랑 같이 있다가 아이까지 폐렴 걸리면 어쩌라고.

뭐 난 그러거나 말거나 내 건강 내가 챙기고 알아서 잘 쉴꺼지만 그냥 씁쓸한 마음은 어쩔수 없네요.

남편 기침이 너무 심해서 작은방에서 나오지 말라하고 음식, 물, 약이랑 넣어주고 있는데 지금은 저도 상태가 좋은게 아닌지라 남편 기침 소리만 들어도 너무 짜증나네요.

나한테 폐렴을 옮기기 전에 병원을 가던가. 휴식이라도 취하던가. 거기다 나도 근육통에 오한에 아픈데 집에 짱박혀 밥 챙겨줘도 밥맛없다고 누워서 콜록 거리는걸보니 뒤통수를 그냥 확! 날려주고 싶은 마음만 굴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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