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보다는 행복한 가정 얘기는 없을까요? > 유부남 고민

서울에 거주하는 61세 남성입니다.
“며느리 희로애락”이든 “유부남 희로애락”이든,
좋은 내용보다는 불만스런 내용이 압도적으로 많네요.
각박한 현대사회라곤 하지만 그래도 이 나라 가정들에는
너그럽고 효심이 깊은 남편이나 아내,
존경스러운 시부모님이나 처 부모님,
그리고, 친형제나 친자매처럼 느껴지는
시댁이나 처갓집 형제자매도 분명 있을 터인데.....

타이틀이 ‘희로애락(喜怒哀樂)’이니 만큼,
‘로(怒)’와 ‘애(哀)’에 대한 글도 좋지만,
‘희(喜)’나 ‘락(樂)’에 대한 글도 많이 올려졌으면 좋겠네요.

무엇보다 가정에선 부모의 ‘자식에 대한 배려’가 먼저이고,
그렇게 되면 자식의 ‘부모에 대한 배려’도
자연히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살 때 할아버지께 배운 ‘4상(四常)’이란 글이 떠오르네요.
① 군의신충(君義臣忠): 임금이 정의로우면 신하가 충성하고,
② 부자자효(父慈子孝): 부모가 자애로우면 자식이 효도하고,
③ 부화부순(夫和婦順): 남편이 온화하면 아내가 유순하고,
④ 형우제공(兄友弟恭): 형이 우애로우면 동생이 공손한다.

저의 두 아들도 이제 막 독립된 가정을 꾸릴 시기인데,
제 아내가 자식에게 뭔가를 바라려는 눈치가 보이길래
제가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자식에게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줄 생각을 하라!”고..
제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 배운 제 가정의 ‘준칙’입니다.

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잠시 얘기하겠습니다.
두메산골 출신인 제가 서울에서 유명대학 다닐 때는
멋진 외모? 때문인지 따르는 여학생들도 꽤 많았지만,
모두 냉혹하게 쫓아버리고, 결국은 고향 쪽의 낯선 처녀를 소개받아
중매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80년대만 해도 배우자의 학벌을 중시하던 시대인데,
누군들 유명대 출신 아내를 가지려는 욕망이 없었을까?
하지만,
두메산골에서 지게지고 소 먹이며 농사짓고 계시는 부모님,
모두 지방대를 졸업했다고는 하나 4명이나 되는 자매들,
비록 장남은 아니나, 이런 가족의 배경 때문에
서울의 유명대학 출신 아내가 도저히 부담스럽더군요.

결혼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결혼당시 저의 그랬던 결심이 너무 대견스레 느껴지네요.
아내가 시부모나 시누이들께 너무 원만하게 대해주니까요.
서울 출신의 어느 학우도 현재의 아내만큼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얼마전 모교에서 ‘선후배 멘토링’ 행사때 나이어린 후배들에게
“나는 배우자를 선택할 때, 내 자신의 욕망보다는,
부모님과 형제 자매와의 관계를 먼저 고려했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였습니다.

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