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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현대인의 고독한 성찰

남녀간의 속마음

어느 현대인의 고독한 성찰

작성일 26-05-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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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연희작가 조회 91회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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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현대인의 고독한 성찰

 


집에 돌아오는 길,

현관 도어락이 나를 반겼다.

"삐비빅, 삐비빅."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렸다.

 

신발을 벗기도 전에

공기청정기가 빨간 불을 켜며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내가 들어온 게 반가운 걸까,

아니면 내 몸에 묻은 미세먼지가 싫은 걸까.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기계는 그저 수치로만 말할 뿐이니까.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켰다.

'알 수도 있는 사람' 목록이 뜬다.

알 수도 있는 사람은 많았지만,

정작 나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화면을 넘겼다.

넘기고, 또 넘겼다.

알고리즘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지도 않고

이미 내 앞에 맛집과 코미디 영상을 대령했다.

내 취향은 선택당하고 있었고,

나는 그저 무기력하게 엄지손가락만 까닥였다.

 

배가 고파 배달 앱을 켰다.

'문 앞에 두고 벨 눌러주세요'를 체크했다.

잠시 후, 벨 소리가 들렸다.

문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따뜻한 치킨 박스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사할 필요도,

웃어 보일 필요도 없었다.

편해진 만큼,

내 사회성은 퇴화하고 있었다.

 

치킨을 다 먹고 분리수거를 하러 나갔다.

엘리베이터 거울 속의 나와 눈이 마주쳤다.

오늘 하루 중

가장 길게 눈을 맞춘 대상이

결국 나 자신이라는 사실에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다.

 

세상은 연결되어 있었고,

내 와이파이는 풀(Full)이었지만,

마음의 안테나는 갈 곳을 잃어버렸다.

 

터덜터덜 방으로 돌아와

AI 스피커에게 말을 걸었다.

"헤이 지니, 나 오늘 좀 외로운 것 같아."

지니가 대답했다.

"죄송해요, 이해하지 못했어요. 다시 말씀해 주세요.“

 

결국 완벽한 소통이란

전기세가 나가는 기계조차 해줄 수 없는 영역이었다.

세상은 스마트해졌고,

내 지능은 그대로인데,

마음만 자꾸 로그아웃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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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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