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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이가 두고 간 귀고리가

작성일 26-05-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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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조회 6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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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띠게 작아 보인다


놓고 간 것이 분명하다


내 집에도 차 시트 바닥에도 어쩌다 한번씩 두고 가긴 했지만


그런데도 비슷한 무늬의 이어링이 보기드문 디자인 이다


복잡한 어수선한 마음을 제껴두고 외출할 준비를 끝내었다


남편은 언제나 귀가 시간이 짧다 연락도 없이 불쑥불쑥 현관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올 때면 문득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는데


불문율인 퇴근 할 때 습관은 그녀도 어찌 못 한다 매번 그저 저녁을 미리 차려놓고 있는 것 밖엔 


상주하는 마음도 미처 내뱉을 공간 시간 여유도 없이 집을 나온 그녀는 발길 닿는 거리 멀리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가까운 잘 다니는 카페로 들어선다 그녀가 사는 동네에서 자주 왔을 법한 장소였다 이내 엉켜붙은 마음은 잘 풀어지지 않았다


커피의 진한 향은 냉각시킨 얼음조각 보다 더 차갑게 그녀의 목구멍을 적신다 이른 봄날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복적였다


이런 날 되려 더 조용한 곳을 찾았다가는 더욱 혼란스러운 기분이 누적될까 오직 그게 마음에 걸린다


아무리 되내어 본 들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는 않고 머릿속만 하예지기만 했다


뜨거운 연기가 아직도 하얀 커피잔을 감싸고 그녀의 얼굴 가까이 퍼졌다 


주머니엔 아까 들고 나온 귀거리가 있다 손을 넣어 만져보니 까끌까끌 하다


그럼 내 집까지 왔다는 것인가 그것도 어떻게 내가 자는 침대에서 남편은 그녀와 함께 잠들지는 않지만


그녀가 쓰는 침대에서 누군가의 물건이 발견된 게 기분 좋을 일은 아닌 것이다


자주 보진 않았지만 친구의 소지품이 게다가 혜정이는 그녀를 만나면 귀에 달고 있던 빤짝이는 귀고리를 늘 하고 나왔었다


기억이 온통 그녀를 휩싸고 있었다


어떻게 감히 이것들이 용서할 수 없다


내일은 꼭 궁금한 것을 물어봐야 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작은 손이 가볍게 떨렸다 분개함 보다 배반보단 아련한 슬픔이 밀려온다


살아온 시간들이 아득히 밀려오고 먼 발자국 소리의 부질없음 그리고 탈진이 왔다


한꺼번에 온 몸이 날라가 버린다 


그녀는 기절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그녀가 누워있는 곳은 집이었다


남편이 그녀 옆에 손을 잡고 다소곳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한다



S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황급한 심경에 무엇부터 해야할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친구


배신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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