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작성일 26-04-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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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네임 조회 272회 댓글 2건본문
하늘이 맑다.
그런데 가슴 한구석은 가끔 흐리다.
눈을 감으면 그해 봄날이 들어온다.
학교 담장에 개나리가 노랗게 달려 있었다.
하교길.
앞서 걷는 그 애의 뒷모습만 보며 따라 걸었다.
곱게 땋은 머리 위로 햇살이 얹혀 있었다.
눈이 부셨다.
길가에는 아지랑이가 피었고, 마른 흙먼지 냄새가 났다.
끝내 말 한마디 걸지 못했다.
그저 그 뒷모습만 바라보며 걸었다.
그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꽃이 채 지기도 전에 그 애는 떠났다.
인사는커녕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보냈다.
그 뒷모습이 마음 구석에 못처럼 박혀있다.
세월은 흘러 손등엔 주름이 잡히고 머리엔 서리가 내렸다.
그런데 기억이란 참 묘하다.
햇살이 부서지는 날이면, 가끔 그 애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어제 일 같다.
잊으려 하면 선명해지고, 잡으려 하면 흩어진다.
오늘도 빈 하늘을 올려다 본다.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을 햇살 속에 흘려 보낸다.
추천11
댓글목록
작성일
진도준님 오랜만이네요~
소설인지 실화인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니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떠오르네요.
근데 막상 재회하면 환상이 다 깨지니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게 좋을 듯요 ㅎㅎ
작성일
추억은 가슴 속에~~
현실에서 만나면 깹니다.ㅋㅋ
작성일
진도준님 오랜만이네요~
소설인지 실화인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니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떠오르네요.
근데 막상 재회하면 환상이 다 깨지니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게 좋을 듯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