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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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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네임 댓글 2건 조회 353회 작성일 26-04-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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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맑다.

그런데 가슴 한구석은 가끔 흐리다.



눈을 감으면 그해 봄날이 들어온다.

학교 담장에 개나리가 노랗게 달려 있었다.


하교길.

앞서 걷는 그 애의 뒷모습만 보며 따라 걸었다.

곱게 땋은 머리 위로 햇살이 얹혀 있었다.
눈이 부셨다.


길가에는 아지랑이가 피었고, 마른 흙먼지 냄새가 났다.

끝내 말 한마디 걸지 못했다.

그저 그 뒷모습만 바라보며 걸었다.

그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꽃이 채 지기도 전에 그 애는 떠났다.

인사는커녕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보냈다.

그 뒷모습이 마음 구석에 못처럼 박혀있다.


세월은 흘러 손등엔 주름이 잡히고 머리엔 서리가 내렸다.

그런데 기억이란 참 묘하다.

햇살이 부서지는 날이면, 가끔 그 애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어제 일 같다.


잊으려 하면 선명해지고, 잡으려 하면 흩어진다.

오늘도 빈 하늘을 올려다 본다.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을 햇살 속에 흘려 보낸다.

추천11

댓글목록

best 폭풍의언덕 작성일

진도준님 오랜만이네요~
소설인지 실화인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니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떠오르네요.
근데 막상 재회하면 환상이 다 깨지니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게 좋을 듯요 ㅎㅎ

좋아요 4
보이는사랑 작성일

추억은 가슴 속에~~
현실에서 만나면 깹니다.ㅋㅋ

좋아요 0
폭풍의언덕 작성일

진도준님 오랜만이네요~
소설인지 실화인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으니 셀린 송 감독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가 떠오르네요.
근데 막상 재회하면 환상이 다 깨지니
추억으로만 간직하는 게 좋을 듯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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